'UAE 방문 의혹' 해명
정무수석 내세워 수습 나선 청와대
"UAE에 대통령 친서 전달… 외교사안 밝힐수 없는 것 있다"
"원전 공사는 정상적으로 진행… 관련 보도, UAE서 의아해한다"
UAE 원전 의장 방한 예정
임실장-왕세제 면담 배석 인물
[ 조미현 기자 ] 청와대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 의혹 논란에 대해 “원전 문제는 국익과 바로 직결된다”며 “(최근 한국전력이 수주한) 영국 원전 수출과 (향후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26일 UAE에 대통령 친서를 전달한 사실을 새로 공개하면서도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청와대 “공사 문제없다” 재차 강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자청하고 “임 실장 특사 방문을 두고 국내에서 추측성 보도가 나오는 데 UAE 측도 의아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시작 30분 전 기자들에게 예고되는 등 긴급하게 이뤄졌다. UAE 원전 공사 중단, 원전 관련 중소업체 줄도산, 현지 교민 함구령 등 관련 보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각종 의혹을 수습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관계자는 “임 실장의 UAE행(行)에 대해 여러 가지 궁금증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우리가 중시해야 할 것은 국익이고, 국익 차원에서 원전 공사에 대해 더 이상 보도가 안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UAE 바카라 원전 1호기 준공식이 내년으로 미뤄진 것은 UAE 의회에 이미 보고된 내용”이라며 “현지에서 정상적으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국가 외교 사안은 말할 수 있는 내용과 없는 내용이 있다.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한 건 분명하고 다만 상대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언급할 수 없다”며 언론에 추측성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해명 과정에서 보인 잇단 말 바꾸기 등을 고려하면 언론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UAE에 친서 전달 뒤늦게 공개
이날 문재인 대통령 친서가 UAE 측에 전달된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사진)은 이날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UAE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증진 목적에서 문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임 실장이 특사로 파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임 실장의 중동 특사 방문 사실을 브리핑하면서 레바논에 대통령 친서 전달 사실만 공개했다.
이런 가운데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의 최측근 인사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내년 초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UAE의 총리 격인 칼둔 행정청장은 지난 10일 임 실장이 UAE 아부다비 대통령 집무실에서 무함마드 왕세제를 예방했을 때 배석한 인물이다. 2009년 한국이 수주한 바카라 원전 사업의 발주처인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기도 하다. 칼둔 청장의 방한은 원전 논란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된 것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UAE에 친서 전달을 고의적으로 숨긴 것이냐는 질문에 “친서 전달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고, 통상적으로 친서를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관련 내용을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니며 내용 자체도 별것 없다”고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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