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마스크팩 서비스 시작
스타트업 '톤28'에도 투자
LG생건 남성용 제품 공략
벤처기업은 서비스 차별화
[ 민지혜 기자 ]
기업이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정기구독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미미박스 글로시박스 등 벤처기업이 시작한 시장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화장품시장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시장으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기구독 서비스 인기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린스타트업 2기로 선정된 디스테디를 처음 선보였다. 디스테디는 보습 영양 미백 등 원하는 기능을 고르면 마스크팩 열 장을 2주 주기로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 브랜드다. 피부결 정돈, 수분 보충, 피부장벽 강화 등에 필요한 화장품을 소비자에게 맞게 제작해 배송한다. 한 달간 예상보다 200% 넘는 주문이 들어왔다. 구독 중인 소비자의 80%가 3회 이상 서비스를 이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또 퓨처플레이와 함께 톤28이란 회사에 투자했다. 벤처기업인 톤28은 개인별 맞춤 크림을 제조해 4주(28일)에 한 번씩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다. 서비스 시작 1년 만에 회원이 1만 명을 넘어섰다. 한 번 이용한 뒤 계속 주문한 소비자 비중은 28% 정도다. 이 회사는 4주 주기로 날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해 개인별 피부 상태, 날씨 변화에 맞춰 크림 레시피를 달리한다.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 많이 이용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런 움직임은 화장품 판매방식이 급속하게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방문판매 홈쇼핑 매장판매 등에서 서브스크립션과 맞춤형으로 움직일 것이란 얘기다.
◆차별화가 성공의 관건
LG생활건강은 남성용 화장품에서 가능성을 살려보고 있다. 셔츠 양말 면도기 넥타이 등을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남성이 늘어남에 따라 화장품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고 스트라입스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남성용 셔츠, 정장, 구두 등을 정기 배송해주는 업체다. 지난 8월 그루밍박스를 내놨다. 화장품 제조는 LG생활건강이, 유통은 스트라입스가 하는 구조다.
화장품 판매 확대와 함께 남성의 직업 나이 취향 등 스트라입스가 가진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기업이 잇달아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벤처기업들은 차별화에 나섰다. 피부 상태에 따라 기능성 성분을 골라 나만의 크림을 제조해주는 먼슬리코스메틱은 매달 1만~2만원대라는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올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6개월 만에 유료 회원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악건성부터 복합성 지성 등 다양한 피부 타입에 맞춰 유기농 성분을 조합해 화장품을 제조해 준다.
김예솔 먼슬리코스메틱 대표는 “재고가 없고 직접 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천연성분과 기능성 원료를 사용해도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선 대기업이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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