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4~15일 하노이
"베트남은 아시아 최고 기회의 땅"
베트남 인구 1억명 육박… 중위연령은 29세 불과
고교 진학률 90% 넘어… 1990년대 초반 한국 같아
조영태 < 서울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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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변동과 경제 환경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필자는 2년 전 서울대로부터 베트남 정부 인구 및 가족계획국에 파견돼 1년간 베트남 정부에서 자문관으로 활동했다. 귀국 뒤에도 베트남 정부의 인구정책 자문관으로 활동 중이다. 그러다보니 베트남 정부에서 관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이 나라가 지닌 다양한 특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인구학적 지식을 활용해 베트남의 성장가능성을 연구한 것은 특별한 기회였다.
인구학적 관점에서 베트남이 과연 기회의 땅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그렇다’이다. 개발도상국에서 국가가 성장하는 데 사람은 적은 것보다 많은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사람의 수는 성장을 위한 조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그 외에 중요한 조건들은 주된 생산 가능한 연령대인 20~40대 인구가 얼마나 큰지 여부와 함께 그들의 교육수준으로 측정한 인구의 자질이다.
여기에 교육수준의 증가 속도가 빠를수록 가파른 경제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한국이 과거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인구 특성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와 중국 그리고 인도네시아를 포함하는 아시아 19개 나라를 비교해 분석한 결과 최근 위 조건들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가 베트남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과 관련이 있을 베트남 인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한국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인구 크기다. 최근 센서스에서 인구의 총수는 약 9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수도 약 150만 명이나 된다. 한국 베이비붐 세대는 매년 약 90만~100만 명이 태어났었다. 지금은 신생아 수가 40만 명도 채 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0세부터 100세까지 한 줄로 세워 놓고 정가운데를 나눌 때의 연령을 의미하는 중위연령이 베트남은 29세에 불과하다. 한국이 한창 발전에 속도를 높일 때인 1990년대 중반과 같다.
물론 고령인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7%를 넘어 인구고령화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의 2000년과 같다. 하지만 인구고령화 속도가 한국처럼 빠르진 않다. 기대수명도 높은 편이다.
현재 남자는 약 71세, 여자는 약 76세인데 이는 우리의 1990년대 초·중반 모습이다. 학력 역시 매우 높아 최근 고등학교 진학률은 90%를 넘었고, 대학 진학률은 도시에서 40%를 넘어섰다. 이런 인구 특성에 더해 높지 않은 인건비 수준까지 고려하면 베트남은 생산은 물론 소비에서도 그 어떤 국가에 비해 매력적 투자처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묻지마식의 투자는 곤란하다. 이런 인구 특성을 고려한 치밀한 사전 조사가 필수적이다.
조영태 < 서울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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