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돌이켜보면 원내대표에 당선된 지난해 12월16일 한국당은 사상 유례가 없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며 “지난 1년은 보수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한 투쟁의 1년이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둔 이날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20여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무거운 짐을 졌던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무처 당직자들도 당무를 거부했고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볼펜 한 자루 없었다”며 “텅빈 원내대표실에서 혼자 전화를 돌리며 탈당하겠다는 사람들을 붙잡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협치정신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오만과 독선, 좌파 포퓰리즘 폭주의 길을 걸어가는 것을 최일선에서 맞닥뜨리고 저항해 왔다”며 “문재인 정권에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수호할 정당은 오직 한국당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선교 김성태 홍문종 의원이 출마한 차기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친홍(친홍준표)과 비홍(비홍준표)의 구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립지대도 넓은 의미에서 비홍”이라며 “결선투표로 가면 친홍과 비홍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후임 원내대표는) 원내 전략을 원활하게 짤 분이 됐으면 좋겠다”며 “특히 제2야당인 국민의당과의 관계 정립이 힘들었다. 제2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전략을 잘 짜야겠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탈당 권고 징계를 받은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출당 여부에 대해선 “홍 대표도 끝까지 몰고 갈 생각이 없었다고 본다”며 “의원총회를 열어 (출당이 될지 안 될지) 도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배·동료 의원들이 명예롭게 퇴진하도록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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