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윤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1단계 협상이 타결됐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8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집행위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협상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나 영국에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이혼’에 대해 충분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1단계 협상에서는 EU 재정에 대한 영국의 기여금 규모(이혼합의금)가 최대 쟁점이었다. 영국은 그동안 400억~450억유로(약 51조3784억~57조8000억원)를, EU는 550억유로(약 70조6453억원)를 합의금으로 제시해 왔다. 양측은 이날 타결된 액수는 언급하지 않고 ‘영국은 EU 회원국과의 약속을 존중할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섬의 남북을 차지하는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통관 규정은 지금과 비슷한 ‘열린 국경’을 유지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EU 집행위는 “영국이 아일랜드 섬의 특수한 상황을 인정하고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 등 통제를 강화하는 ‘하드 보더’를 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국경이 될 것이냐는 나중에 타결될 영·EU 통상협정이 나온 뒤 정하기로 했다.
3대 쟁점 중 하나인 EU 시민권 문제도 양측은 현행 법적 지위를 대부분 유지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과 EU 국가에 거주하는 영국 국민의 권리를 모두 보장할 것”이라며 “이전처럼 그들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15일 EU 정상회의 이후 무역 문제와 미래 관계 등을 주요 쟁점으로 하는 2단계 협상에 들어간다. 그러나 협상 내용이 복잡하고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최종 타결까지 ‘산 넘어 산’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