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투기업 세금 감면 투명성↓"
버진아일랜드 등 빠져 공정성 논란
[ 허란 기자 ] 유럽연합(EU)은 5일 한국 등 역외 17개 국가를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국가로 선정했다.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은 명단에 빠져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EU는 이날 브뤼셀에서 28개 회원국 재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경제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이 밝혔다.
EU가 발표한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대상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령 사모아, 바레인, 마셜제도, 몽골,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포함됐다.
이번 블랙리스트 선정의 공정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선정한 조세피난처 대상 중에서는 ‘트리니다드토바고’만 포함돼 있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대부분은 경제 규모가 작거나 자치령인 섬지역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대상에 오른 배경이 주목된다. EU는 한국의 외국인 투자지역과 경제자유구역 등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소득·법인세 등 감면 혜택을 주는 것과 관련해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근거로 한국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EU 측에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은 EU 회원국도 시행 중이고, 한국의 외국인투자지역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은 법에 근거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EU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EU는 그동안 다국적 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는 아일랜드, 몰타, 룩셈부르크 등 EU 회원국을 대상국가에 포함할지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여왔다. 이번엔 역외 국가만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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