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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동영상 130편 저장… 삼성 '괴물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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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메모리 512GB 첫 개발

동영상 6초 만에 PC 전송
초절전·노트북급 저장공간
내년 출시 갤S9에 탑재할 듯
고용량 메모리 경쟁 신호탄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512기가바이트(GB) 저장 장치인 eUFS(embedded universal flash storage)를 처음으로 내놨다. 용량과 입출력 속도가 웬만한 노트북 PC와 같은 저장장치를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제품은 내년 봄 출시될 갤럭시S9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고용량화가 한층 진전되면서 스마트폰은 물론 메모리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과 동일한 저장능력

스마트폰 저장장치의 성능은 똑같은 용량을 얼마나 작은 크기에 담을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소비전력도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2015년 1월부터 생산하고 있는 eUFS는 기존에 사용되던 eMMC(embedded multi media card)보다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도 데이터 쓰기와 읽기 속도는 2~3배 향상됐다. 3차원(3D) 낸드플래시가 적용되면서 저장장치 크기도 작아졌다. 512GB는 10분짜리 초고화질(UHD) 동영상을 130편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최신 사양의 노트북 PC에 뒤지지 않는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512GB eUFS의 크기는 가로·세로 11.5㎜에 높이 1.0㎜다. 2016년 2월 내놓은 256GB eUFS와 크기가 같다. 64단 3D 낸드를 8개 쌓고 데이터를 쓰고 읽는 컨트롤러와 3D 낸드 사이를 회로로 연결했다. 컨트롤러를 낸드 옆에 부착하는 기존 방식보다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56GB eUFS부터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저장용량이 늘어나면 저장 셀의 크기도 커지면서 전하가 이동해야 할 거리가 길어져 읽기·쓰기 속도는 떨어지고 소비전력은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최신 기술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컨트롤러 성능을 높여 메모리가 읽고 쓸 공간을 빠르게 찾는 ‘초고속 매핑(maping) 기술’을 개발했다.

소비전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초절전 기술도 적용했다. 이 덕에 읽기 속도는 초당 860MB로 빨라졌다. 5GB짜리 동영상을 6초 만에 PC 등 다른 저장장치로 옮길 수 있다.

◆메모리 수요 증가 견인

삼성전자가 2015년 1월 생산한 128GB eUFS는 같은 해 4월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6엣지에 적용됐다. 256GB eUFS는 이듬해 2월부터 생산에 들어가 지난 9월 나온 애플 아이폰7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서는 올가을 갤럭시노트8부터 256GB eUFS를 사용하고 있다. 512GB eUFS는 양산 시점을 감안할 때 내년 3월을 전후해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S9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9은 메모리가 512GB인 최초의 스마트폰이 된다.

512GB eUFS 출시는 스마트폰의 저장용량 증가 흐름을 견인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고화질 사진 및 동영상 촬영, 고음질 음원 출시 증가로 스마트폰 저장용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14.7GB인 스마트폰 평균 메모리 탑재량은 2016년 32.7GB로 뛰었으며 올해 40GB를 돌파할 전망이다. 세계 스마트폰 수요가 작년부터 제자리걸음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이유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512GB 용량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면 애플과 중국 업체도 주요 모델 저장용량을 따라서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512GB eUFS 양산은 갤럭시S9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스마트폰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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