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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차장 전격 방북… 북한, 미국에 직접 대화 '시그널'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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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관 출신 펠트먼, 유엔 고위급으론 6년만에 방문
이용호 외무상 등과 면담 예정…북핵 중재 역할 주목
전문가 "북한, 미국 속내 떠볼것"…제재 물타기 악용 우려도



[ 이미아/김현석 기자 ]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사진)이 3박4일의 일정으로 5일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대북 제재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 유엔이 어느 정도로 중재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펠트먼 사무차장이 5일부터 8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상호 이해와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며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 현지에 파견된 유엔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간에 초청했고 지난 주말 방북이 최종 확정됐다”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필요하면 언제든 중재 역할을 맡을 준비를 해 왔다”고 덧붙였다.

유엔의 고위급 인사 방북은 약 6년 만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2010년 2월 린 파스코 당시 유엔 사무국 정무담당 사무차장과 2011년 10월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HCA) 국장이다. 역대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은 1979년 쿠르트 발트하임, 1993년 부트로스 갈리 두 명뿐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재임 시절인 2015년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북측이 방북 허가를 취소해 무산됐다.

방북에 앞서 중국 베이징에 머물렀던 펠트먼 사무차장은 현지시간으로 5일 오후 1시께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일행 4~5명과 함께 북한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그는 공항에서 방북 일정을 묻는 취재진에 별다른 답변 없이 “고맙다”는 한마디만 남겼다.

유엔 고위 관계자는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은 오래전부터 얘기가 오가던 것이었고, 최근 유엔 내부에서 북한과 너무 대화 채널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유엔 사무차장의 방북을 오히려 평화 공세에 이용할까봐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관 출신이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 차관보를 지낸 펠트먼 사무차장은 그동안 이 외무상을 통해 북한과 자주 접촉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방북 기간에 그가 북한 측 인사를 어느 선까지 만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유엔이란 틀을 빌려 미국의 속내를 알고 싶어할 것”이라며 “펠트먼 사무차장이 미 외교관 출신이란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였던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에서 노골적으로 홀대당한 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 상황이라 북한으로선 타개책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이 국면 타개와 북핵 중재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오준 전 유엔 주재 한국대사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유엔 사무차장급의 방북이 오랜만에 이뤄진 건 의의가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유엔의 중재로 긴장이 해소된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고, 내부적으로는 경제 회생과 체제 결속을 노리는 가운데 유엔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하지만 지금으로선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고,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 후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을 통해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중단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가 전달돼서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며 “현재로선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이 올바른 자세로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뉴욕=김현석 특파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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