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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폐기물·비무장지대 두루미, 예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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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메리칸' 대표작가 마이클 주, 10년 만에 서울 개인전

설치작가 마이클 주는 누구?
뉴욕서 활동 한인 2세 미술가
미국 예술가협회 펠로십 수상
과학·생태학·예술 접점 찾아

31일까지 국제갤러리 개인전
독도·DMZ 등 특정 지역 선정
물질·자연의 유동적 변화 포착
설치·조각·회화 30여점 선봬



[ 김경갑 기자 ]
미국을 활동 무대로 삼고 있는 개념미술가 마이클 주(51)는 대표적인 ‘코메리칸’(Komerican: 코리안과 아메리칸을 합친 조어) 아티스트다. 뉴욕에서 태어나 웨슬리안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미대에서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한국인 2세로 미국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정체성을 토대로 서양의 과학주의와 동양의 정신주의를 융합한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베니스비엔날레(1993, 2002년)를 비롯해 광주비엔날레(1995), 미국휘트니비엔날레(2000) 등에 잇달아 초대된 그는 ‘예술적 뿌리를 잃어버린 트기’가 아니라 ‘한국 미술 세계화의 선두주자’임을 당당히 과시했다. 2006년에는 광주비엔날레 대상과 미국예술가협회 펠로십을 수상해 국제 미술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그가 지난달 30일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시작했다. 2006년 말 삼성미술관 플라토(옛 로댕갤러리) 전시 이후 10년 만에 여는 한국 개인전이다.

‘싱글 브레스 트랜스퍼(Single Breath Transfer)’를 테마로 한 달간 펼치는 이번 전시에는 지난 2년 동안 뉴욕, 독도,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등의 지역에서 연구하고 작업한 회화, 조각, 설치 30여 점을 내보인다.

마이클 주에게 미술은 과학, 철학, 역사, 종교, 생태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아트’다. 인간의 신체와 특정 장소에 대한 사회적 의미,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을 잡아내는 이야기가 회화, 설치, 조각 형태로 재탄생된다. 생물학 정보, 과학적 의미, 미학적 소신까지 그의 작품은 색다른 은유로 풍성하다.

3일 전시장에서 만난 마이클 주는 “숨이나 에너지처럼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유동적인 것을 시각적으로 재현했다”며 “은밀하게 변화하는 세상을 작품에 차곡차곡 담아내고 흡수시키는 일이 재미있다”고 했다.

독도의 생태적인 상황을 미학적 가치로 구현한 ‘리미누스(Liminus)’는 캔버스를 바닥에 깔고 72시간 동안 달라붙은 낙엽, 깃털, 먼지 등 이물질을 질산은으로 처리한 표면을 합성수지인 레진으로 매끄럽게 만든 작업이다. 유동적이고 한계선 위에 있는 장소를 선택해 사소한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잡아냈다.

인간의 날숨을 형상화한 ‘싱글 브레스 트랜스퍼’ 시리즈는 종이봉투나 비닐봉지에 공기(숨)를 불어 넣은 뒤 그 형태를 액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유리로 형상화한 이색적인 작업이다. 찰나에 흩어지는 사람들의 숨(기체)이 고체로 변하는 물질의 전이 현상을 완벽하게 시각예술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작가는 “인간의 날숨은 오래된 암석이나 핵폭발 직후 생기는 버섯 모양 구름인 원자운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감정 변화에 따른 에너지 소모를 다룬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일곱 개 죄악(7 Sins)’은 현대인이 성서에서 규정한 7대 죄악(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탐식, 음욕)을 범할 때 소모하는 칼로리 소모량을 0.001초 단위로 측정한 결과를 회화로 꾸몄다. 현대인의 욕망에 내포된 화학적인 변화에 주목함으로써 과학과 미학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허물어버린다.

DMZ지대에서 서식하는 두루미 떼의 이동을 형상화한 쇠막대기 조형물은 남북화합의 상징으로 은유했고, DMZ 남방한계선에서 채집한 화산암을 활용한 조각은 자연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작가는 “DMZ는 주로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지만 나는 인간이 자연을 사유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앞으로 북아프리카 화석층 연구를 통해 ‘땅밑의 것은 누구의 소유라고 할 수 있는가’를 묻는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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