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도발
'화성-14'보다 동체 2m 길고 엔진·탄두 모습 등 달라져
[ 이미아 기자 ]
북한은 지난 29일 새벽에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의 발사 장면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현장 참관 모습을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29일자에 전체 6개 지면 가운데 1~5면에 걸쳐 ‘화성-15형’의 발사 준비부터 발사, 김정은의 참관 등이 담긴 사진 40여 장을 게재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이 발사 직후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 등 ‘화성-15형’ 발사와 관련한 사진 여러 장을 내놓았다. 주위가 어두운 가운데 ‘화성-15형’ 미사일이 화염을 뿜으며 솟아오르는 모습, 바퀴 축이 9개인 이동식발사대(TEL)도 공개됐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새로 개발·완성한 9축 자행발사대차의 기동 및 권양 능력과 발사계통에 대한 동작 믿음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사진에 공개된 ‘화성-15형’은 북한이 지난 7월 두 차례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과는 2단 로켓 상부가 완전히 다른 모양이다. ‘화성-14형’은 끝부분이 뾰족했지만 ‘화성-15형’은 상대적으로 둥글고 뭉툭했다. 전문가들은 둥글고 뭉툭해진 탄두부는 다탄두를 장착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설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재진입체가 들어 있을 보호덮개는 다탄두까지 고려해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고 ‘화성-15형’이 다탄두를 장착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은 동체 길이가 ‘화성-14형’(길이 19m)보다 2m가 늘어난 21m로 분석됐다. TEL의 차축이 9축으로 늘어난 것도 동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화성-14형’의 TEL은 차축이 8축이다. 중국제 TEL을 북한이 모방해 새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2단 추진체는 직경이 ‘화성-14형’보다 커졌다. 이로 미뤄볼 때 주 엔진에 보조 엔진을 4~6개 정도 추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초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하면 ‘화성-15형’은 신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최고 고도와 외형상 탄두의 모습, 그리고 1·2단 연결 부분 등에서 이전 ‘화성-14형’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세부적 문제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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