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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나도 애 아빠'라며 가정폭력 가해자 옹호"… 여성단체, 무신경한 경찰 대응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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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 등 424개 여성단체


“그냥 애가 보고 싶다잖아요”

지난 2일 가정폭력피해자 쉼터로 찾아와 난동을 부린 가해자를 신고하자 출동한 경찰관이 한 말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쉼터는 가정폭력피해자가 가해자와 분리돼 긴급피신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이다. 관련 법과 여성가족부 운영지침에 따라 쉼터 주소를 비밀로 하는 건 물론이고 직원들은 명함에 휴대폰 번호조차 적지 않는다. 쉼터 관계자는 “경찰이 ‘나도 애 아빠’라며 가해자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며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안일한 태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전국 424개 여성단체가 모인 ‘경찰의 여성폭력 대응 전면쇄신을 위한 공동행동’은 30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말’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공식사과와 관련자 징계를 촉구했다.

이들이 이날 공개한 사건 당시 녹취에는 경찰의 “비공개 시설은 맞는데요, 공개가 돼버렸잖아요” “무조건 비공개 시설이라 하고 만나주지 않으니 저 사람이 마냥 계속 기다리고 있잖아요” 등 발언이 담겨있다.

피해자는 남편인 가해자로부터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겪다가 3개월 전 여성긴급전화(1366)을 통해 각각 7살, 9살인 두 자녀를 데리고 쉼터로 긴급피신했다. 쉼터 관계자는 “불안에 떠는 아이들에게 ‘비밀집이니 가해자로부터 안전하다’고 겨우 안정시켜놓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적 끝에 비공개 쉼터를 찾아온 가해자는 “자녀를 보기 전까지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다”며 아이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에 쉼터 관계자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가해자가 위해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다. 쉼터가 노출되자 당시 쉼터에 머물던 가정폭력 피해자 9명은 한밤중에 긴급히 다른 쉼터로 이동해야 했다. 경찰은 2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가해자를 주거침입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한국여성의전화의 공문에 대한 회신에서 “현장 도착 당시 피의자가 쉼터 건물 밖에 있는 상황이었으며 쉼터 내로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정장엽 전국가정폭력피해자공동시설협의회 공동대표는 “쉼터는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긴급피난해 머무는 공간”이라며 “폭력 방지에 앞장서야 할 경찰의 안일한 사고와 대응이 오늘날과 같은 사고를 반복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람에 문만 덜컥거려도 전전긍긍하는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마주치면 어떤 마음이겠느냐”며 “쉼터에는 동반아동도 있는데 ‘여기도 안전하지 않다’ ‘더 이상 보호받을 곳이 없다’고 인식하면 심각한 2차 피해에 된다”고 우려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경찰의 2차 가해 발언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 10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정폭력·성폭력 사건에서 경찰이 오히려 가해자 입장을 대변해 2차 가해가 발생한 사례를 수집해왔다. 경찰로부터 “(가정폭력 신고자에게)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했느냐” “(성희롱 신고자에게) 남자애가 좋아서 그런 거 같은데 그냥 만나줘” 등의 말을 들었다는 피해자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공동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례집 ‘#경찰이라니_가해자인 줄’을 경찰청에 전달하고 “경찰은 여성 대상 폭력사건 대응체계와 인식을 전면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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