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장 파업 이틀 만에 접어
"불법 행위자들 엄정 대처"
임단협은 난항…해 넘길수도
[ 장창민 기자 ] 현대자동차가 최근 노동조합의 울산 1공장 파업 사태와 관련해 기존 계획대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추가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9일 회사 소식지인 ‘함께 가는 길’을 통해 “코나 양산과 관련해 (노조가) 뒤늦게나마 협의 재개를 전제로 생산 복귀 결정을 내린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객을 위해 원칙에 따른 생산 정상화 등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1공장 파업에는 엄정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불법 행위자에게 사규와 법률에 따라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번 불법 파업에 대해서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수출을 위해 당초 계획한 코나 증산 방침에도 변함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현대차는 “조속히 협의를 완료해 신차 코나를 기다리는 고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며 “원활한 (노사) 협의가 진행되지 못할 경우 회사는 임시 양산(12라인 추가 증산)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다음달 초 미국 수출을 위해 1공장 11라인에서만 만들던 코나를 12라인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노조와 한 달 넘게 협의해왔다. 단협 규정에 따라 신차를 양산하거나 추가 생산을 하려면 노조 동의를 받아야 해서다. 하지만 노조는 근로자 1인당 작업 시간(맨아워) 문제로 이를 막았다.
수출 선적 기한에 몰린 회사 측은 24일과 27일 12라인에서 코나 생산을 시도했지만, 1공장 노조원들이 파업을 벌이며 이를 저지했다. 노조는 파업 이틀째인 28일 오후 10시 파업을 철회하고 생산을 재개했다. 회사가 추가 증산을 위해 12라인에 배치한 코나 차체를 일단 빼놓고 노사 협상을 재개하는 조건이었다.
이를 두고 1공장 소속 노조원들이 코나 수출을 방해했다는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으면서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임금 손실을 우려한 노조원들이 조업 재개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장에선 일부 노조원이 “1공장 노조 대표가 얻어낸 것도 없이 사측에 백기투항한 것”이라며 반발해 노노(勞勞) 갈등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현대차가 신차를 투입할 때마다 벌어지는 노사 갈등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많다. 고질적인 노조의 발목잡기로 미국 시장 수출을 제때 하지 못해 더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노조의 파업은 일단 철회됐지만 이와 별도로 임금·단체협상은 올해를 넘기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20일 상견례 이후 32차 교섭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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