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의원 "의료기록 공개 위법"
이국종 교수 "목숨 구한게 인권 지킨 것"
귀순병 25세 오모씨… 빠르게 호전
[ 이미아/한민수 기자 ]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사진)는 22일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환자는 25세의 오모씨며 미남형이고,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말께 일반 병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합동신문 가능 여부에 대해선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지나야 가능할 것 같으며 이에 대해선 정경두 합참의장에게도 건의했다”며 “합참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귀순자 병실에 태극기가 붙어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는 “환자가 예상보다 매우 빠르게 회복 중이고 성격이 과묵하고 착하다”며 “음식물은 먹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간단한 이야기는 나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기도 삽관 제거 후 의식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걸그룹 소녀시대의 ‘지(Gee)’를 틀어줬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북한 병사 의료기록 공개를 ‘의료법 위반’이라고 비판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교수는 “(의사인) 우리는 칼을 쓰는 사람이며 가장 단순하면서도 굉장히 전문화된 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서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병원 중증외상센터에는 북한 군인 말고도 환자 150명이 더 있어 (의료진 모두) 정신없이 바쁘다”며 “북한군 환자의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며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돼 ‘인격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의료법 제19조는 의료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며 “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교수의 반박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김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교수를 직접 찾아가든지 메시지를 발표해서 존경하는 의사에게 무리한 부담을 준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수원=이미아/한민수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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