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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번 지원자입니다"… '블라인드 면접'은 이름도, 학교도 안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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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농협은행 신입사원 채용 면접 현장 가보니
면접 위원들, 전공도 안 따져…인성검사·자소서 보고 평가
"스펙 안보니 공평한 느낌"…현장선 '40대 지원자' 논란도

한전도 유니폼면접으로 차별 배제



[ 공태윤 기자 ]
지난 15일 오후 3시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에 있는 농협은행 신관 3층. ‘158번’으로 적힌 명찰을 가슴에 단 농협은행 지원자가 면접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명찰엔 이름 석 자가 안 보였다. 이날 면접 진행을 맡은 허승혁 농협은행 인사팀 과장은 “면접장에 들어가서도 이름 대신 일련번호를 밝히고 자기소개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면접위원들에게 지원자 이름, 출신학교, 전공 등의 정보를 묻지 못하도록 사전교육을 했다고 덧붙였다.

지원자에게 일련번호 배포

농협은행의 면접은 22일까지 진행된다.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한 지원자 450명이 3 대 1의 경쟁(150명 선발)을 한다. 면접방식은 면접위원 5명과 지원자 6명이 △다 대 다로 평가하는 집단면접 △경제이슈·시사상식 주제를 주고 지원자 각자의 생각을 발표하는 토의면접 △영업점에서 고객을 상대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역할극면접(롤플레잉) 등 세 가지다.

농협은행은 올 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입사지원서에는 생년월일 대신 생일만 적도록 했으며, 인턴 등 학력을 제외한 경력사항, 사회봉사, 그리고 자기소개서로만 구성했다.

허 과장은 “서류심사는 지원서 제출과 동시에 이뤄진 온라인 인성검사와 자기소개서 답변의 진정성만을 보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장에서 만난 한 여성 지원자는 “나이가 좀 많은데 블라인드 채용 도입으로 면접까지 볼 수 있게 됐다”며 블라인드 채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없지는 않았다. 또 다른 지원자는 “필기시험 때 40대로 보이는 지원자가 옆자리에 앉아 시험을 치르는 것을 보고 시험감독관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블라인드 채용의 공정성이 오히려 청년일자리를 뺏을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면접의 질문은 자소서 바탕의 경험과 경력을 확인하거나, 경제상식이 주된 것이었다. 농협은행은 오는 28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입사원 연수는 다음달 11일부터 내년 2월2일까지 8주 동안 진행한다. 지난 9월 말 채용을 시작한 농협은행에는 7000여 명이 지원해 4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추첨 통해 면접위원 배정

한국전력공사도 지난 17일 신입사원 채용 직무면접을 했다. 한전은 면접의 공정성을 위해 지원자들에게 상의 유니폼을 일괄 지급했다.

김관봉 한전 인사팀장은 “지원자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복장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 유니폼 면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차 면접 합격자는 2차 임원면접 때도 상의 유니폼을 입고 와야 한다. 한전 측은 공정한 면접을 위해 외부전문가 면접위원을 영입했다. 직무면접 때는 역량평가를 할 수 있는 교수를 참여시켰고, 임원면접 때는 인성평가 전문가를 섭외했다.

면접위원도 당일 추첨을 통해 면접장에 들어가도록 해 논란의 소지를 없앴다. 한전 측은 비수도권 인재, 공공기관 이전 지역인재 등의 확인을 위해 2차 임원면접 시 지원자의 졸업증명서를 받을 예정이다.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용보증기금도 지난주 1차 면접을 했다. 면접위원 5명 가운데 한 명은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가로 위촉했다. 신보 관계자는 “신보의 업무가 기업심사 등 법률적 지식이 필요한 업무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보는 서류전형 과정에서도 이름, 연락처, 보훈·장애 관련 사항만 받았다. 대신 ‘신보의 역할과 기능’이란 약술주제를 제시해 지원자의 관심도를 평가했다. 2차 임원면접은 다음달 5일부터 사흘간 치른다. 지난 13일 신입사원 합격자 29명을 발표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2차 임원면접 때 외부인사를 면접위원에 참여시켰다.

일부 공공기관 인사담당자는 고령자 합격 등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한 공기업 1차 면접 합격자에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지원자가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양상이 신입사원 채용 취지와 맞지 않다는 얘기가 많은 게 현실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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