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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항공주, 약(弱)달러 호재 타고 '훨훨'…수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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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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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약(弱)달러는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항공주·유틸리티에는 호재가 된다. 자동차 등 수출기업주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1097.5원에 마감하며 지난해 9월29일(1098.8원) 이후 1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와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호황으로 수출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핵 리스크(위험)가 줄면서 원화 가치의 디스카운트 요인도 사라졌다. 이달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면서 원화 가치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들어 원·달러 환율은 달러 대비 2.2% 절상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4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08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거의 반영된 데다 최근 세제개편안 통과 지연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미미해 당분간 원화 강세 기조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 식음료·항공·철강주 일제히 '강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식음료·유틸리티·항공주 등이 수혜를 입게 됐다. 밀·콩·설탕 등을 주로 수입하는 음식료 업체들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원자재 구입 부담이 준다.

    이날 오후 2시3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전거래일보다 1만6000원(4.02%) 오른 41만4500원에 오르고 있다. 대상(5.93%), 동원F&B(3.41%), 삼양사(0.32%) 등도 상승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년 간 국내 음식료 업체들의 수익성은 원가에 의해 좌우되는 경향이 커졌다”며 “외형 성장의 폭이 축소되고 산업 전반의 동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변동성의 상당 부분이 비용 측면에서 의존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에는 원화 강세 모멘텀이 강해지면서 음식료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공주와 여행주도 뛰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1.22%, 제주항공은 2.11% 오르고 있다. 하나투어(5.16%), 모두투어(5.48%) 등도 상승세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항공사들이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외화부채와 항공기 임대료 등이 줄 수 있다. 또 해외여행 수요가 커지면서 여객 실적도 늘어나게 된다.

    철광석, 석탄 등의 원재료 수입 단가가 내려가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도 대표적인 약달러 수혜주로 손꼽힌다.

    ◆ 수출주 영향은?

    반면 대형 수출주에는 악재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0% 하락하면 수출은 0.54%포인트 하락한다. 수출 주력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

    이 팀장은 "통상 원화 강세는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를 통해 수출 물량에 부담을 준다"며 "수출 기업의 원화 채산성 악화를 통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출주가 받는 영향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화가 '나 홀로 강세' 움직임을 보이거나 주요 수출 경쟁국가인 일본 엔화의 '나 홀로 약세' 현상이 나타난다면 전반적으로 한국 수출 산업의 가격경쟁력이 훼손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달러 대비 평가절상 움직임이 글로벌 전반에 걸쳐 나타나면서 수출주에 미치는 여파도 줄었다는 판단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평가 절상이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동조화되는 움직이라면 반도체 등 수출주에 대한 경계심을 지나치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며 "여기에 우리 수출기업들이 과거에 비해 환위험에 대한 관리가 강화됐고 생산기지와 수출국가 분산을 통해 환율에 대한 실적 민감도가 많이 떨어진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출주 중 하나인 IT 기업의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도 약달러에 대한 우려를 제한한다. 박 연구원은 "업종 별로 환율 효과를 고려해야겠지만 업황 호조 등 해당 섹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을 함께 고려한 주가 전망에 나서야한다"고 했다.

    소 연구원 또한 "IT 산업의 호황으로 국내 수출이 크게 늘었다"며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의지 등으로 코스피에 이어 최근 코스닥도 동반 급등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 호전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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