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최우선 전략으로 100년 은행 기반 다질 것
수도권 점포·고객층 늘려…순익 비중 27%→50%
중국 우시에 첫 해외 사무소
[ 윤희은 기자 ] 송종욱 광주은행장(55·사진)은 “더 이상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영역을 구분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4~5년 안에 전체 순이익의 절반을 서울·수도권에서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체질 개선을 통해 광주은행을 ‘100년 은행’으로 만드는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송 행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JB빌딩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이 같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지난 9월27일 취임한 그는 광주은행 역사상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김한 JB금융그룹 회장은 2014년 광주은행 인수 이후 3년간 겸직한 광주은행장 자리를 송 행장에게 맡겼다. “누구보다 광주은행을 잘 아는 적임자”라는 게 김 회장이 그를 점찍은 이유다.
송 행장은 “광주은행은 2014년 JB금융 계열사가 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며 “김 회장 주도 아래 2014년 521억원이던 순이익을 지난해 1033억원, 올 3분기 누적 1285억원으로 늘렸고 지방은행 중 주가도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취임 후 첫 경영전략으로 ‘세일즈 퍼스트(영업 제일주의)’를 내걸었다. “강한 영업력이 곧 은행 경쟁력”이란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본점 인력 530명 중 10%를 일선 영업점으로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본점·영업점 전 분야에 걸쳐 보고체계를 간소화한 ‘페이퍼리스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영업하기 바쁜 일선 지점에서 본점에 보낼 보고서를 쓰는 데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며 “은행의 비효율을 없애는 등 당분간 체중 늘리기보다 체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는 은행산업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시중은행이 지방의 시·군금고 쟁탈전에 뛰어들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영업 지역 구분이 사라졌다”며 세 가지 대응전략을 내놨다. 먼저 영업 기반인 광주·전남지역에서의 입지 강화다. 그는 “광주·전남은 광주은행의 텃밭이지만 22개 시·군 가운데 광주은행이 시·군금고 사업자인 곳은 10곳뿐”이라며 “3년 안에 최대한 많은 시·군금고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영업 강화도 예고했다. 송 행장은 “수도권은 광주은행의 미래 성장 기반”이라며 “광주·전남 출신 기업 및 출향민 5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내년 초 전략상품인 ‘광주·전남애(愛) 사랑카드’(가칭)도 내놓을 계획이다. 카드 사용액 중 일정액이 사용자 고향에 자동 기부되도록 설계한 특화상품이다. 그는 “광주·전남지역 오피니언리더뿐 아니라 이 지역 출신 기업인, 소비자를 겨냥해 내놓을 것”이라며 “이 같은 영업을 통해 현재 수도권 점포 31곳의 순이익은 광주은행 전체 순익의 27%가량인데 이를 4~5년 안에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자산관리(WM) 분야 경쟁력도 키울 계획이다. 중간등급 신용자를 겨냥한 모바일 중금리대출(더드림론) 등 상품군을 대폭 확대하고 하나투어 등 이종 기업과의 융합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올해 말 은행 내에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내년 초엔 인터넷뱅킹도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또 현재 30곳가량인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20~30곳 추가로 늘리고 내년 초엔 전문인력 양성소인 PB사관학교도 만들 예정이다. 오는 22일 중국 우시에 첫 현지사무소를 내는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송 행장은 “고객은 0.5%포인트 금리에 은행을 바꾸지는 않는다”며 “시중은행보다 상품 다양성 등은 뒤처지지만 광주은행이 잘할 수 있는 틈새를 찾아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일이 광주은행 창립 49주년”이라며 “49주년 이전과 이후의 광주은행은 달라야 하고, ‘100년 은행’의 토대를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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