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테마주에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영향으로 지진 관련주가 새로운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보여 개인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오후 2시 현재 구조재 생산업체 삼영엠텍은 전 거래일보다 610원(12.22%) 오른 5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종목은 전날 오후 포항 지진 발생 직후 급등해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삼영엠텍은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이른바 '지진 테마주'로 불린다. 지난해 9월12일 경주 지진 발생 후에는 열흘 만에 93%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구체적인 모멘텀(성장동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테마주에 투자하는 건 위험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번 포항 지진이 최근 신용거래 증가 추세와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의 테마주 쏠림을 부추길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340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달 18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많이 쓴다. 최근 주식시장 지수들이 랠리를 이어가며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신용잔고율(신용잔고 주식수/전체 주식수) 상위종목이다. 여기에는 주로 테마주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중 신용잔고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명문제약이다. 이 종목은 문재인 대통령의 '치매 국가책임제' 정책과 관련된 치매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 외에도 우리들제약(문재인 테마주), 윌비스(일자리 정책), 선도전기(남북 경협주) 등의 신용잔고율이 높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방산 테마주 빅텍과 가상화폐 테마주인 에이티넘인베스트가 신용잔고율 상위권에 포진했다.
신용거래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기법인 만큼 주로 단기간 상승폭이 큰 테마주에 몰린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테마주는 해당 테마가 사그라들거나 변수가 터졌을 때 주가가가 급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테마주로 묶여 주가 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자리를 찾아간 경우가 많다. 우리들제약 주가는 대선을 앞둔 지난 3월 2만원 후반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1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윌비스는 지난 4월 3000원대였던 주가가 현재 반토막이 났다.
지진 관련주인 코리아에스이도 지난해 경주 지진 발생 직후 열흘 만에 주가가 100% 넘게 뛰었지만 한 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도 장 초반 10% 넘게 급등하다 오후 들어 8% 급락 전환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남김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가치의 본질적 변화 없이 테마주라는 규정만으로 가격이 급상승하는 종목은 결과적으로 수익률 급락 위험에 노출된다"며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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