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주최 '미국 무역정책 세미나'
레이턴 메이어브라운 로펌 변호사
"철강 등 수입제한 조치 대비를"
[ 이상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 법률시장을 추가로 개방하라고 압력을 가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미국계 대형 로펌 메이어브라운의 국제통상그룹장인 듀에인 레이턴 변호사(사진)는 “미국에 한국 법률시장은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어서 추가 개방이 급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세종 주최로 지난 13일 열린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레이턴 변호사는 워싱턴에서 통상분쟁을 활발하게 다루고 있다. 미국 상무부 선임변호사 출신으로 다수의 세계무역기구(WTO) 분쟁과 무역구제 절차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수정 또는 개정하려는 가장 중요한 동기는 무역적자 해소”라며 “이는 ‘서비스 수지’가 아니라 ‘상품 수지’에 국한된 얘기”라고 설명했다. 법률서비스를 포함한 서비스 수지만 놓고 보면 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최근 수년간 평균 10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근거를 들었다. 이어 “한·미 FTA는 미국 로펌의 한국 사무소 개설을 허용하는 등 기회의 문을 큰 폭으로 넓혀줬다”며 “글로벌 로펌과 한국 로펌이 직접적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메이어브라운의 한국 사업과 관련, “전 세계에 걸쳐 있는 메이어브라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했다.
미 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에 대해 레이턴 변호사는 “미국으로 철강제품 등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은 미국이 새로 도입하는 수입제한 조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유정용 강관 등 미국의 반덤핑 무역조치 대상이 되는 물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농업 및 자동차 부문 기업도 미국 측 압력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레이턴 변호사는 “한·미 FTA로 한국의 관세 장벽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수준의 제품인증 요건 등 비관세 장벽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비관세 장벽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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