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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질문하지 말라는 김상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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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질문하지 말라는 김상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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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 임도원 기자 ] “저한테 질문 좀 하지 마십시오.”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프랜차이즈 자정실천안’을 발표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거듭 손사래를 쳤다. 김 위원장은 이날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최영홍 프랜차이즈 혁신위원장(고려대 교수)과 함께 연단에 앉아 있었다. 자정실천안 발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격려사까지 낭독했다.

그런데도 기자단 질문은 사절했다. 공식 질의응답 시간이 끝난 후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따라붙었을 때도 김 위원장은 “오늘은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일부 기자가 야외 휴게장소까지 따라와 질문을 던지자 그는 급기야 삿대질과 함께 “질문하지 마세요”라고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왜 이렇게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는 미스터리다. 그가 질의응답 시간에 “이번 행사는 공정위가 아닌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선뜻 이해가 안 된다. 기자들이 김 위원장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그가 단순히 공정위원장이어서가 아니었다.

이날 자정선언은 사실상 공정위가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을 떠밀다시피해 열렸다. 공정위는 ‘갑질 근절’을 명목으로 지난 7월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를 직권조사하고 유통 마진 공개 등을 담은 ‘가맹 분야 불공정관행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협회에 “10월까지 자정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협회가 내놓은 자정안 내용 못지않게 공정위가 이번 자정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향후 프랜차이즈 관련 대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등이 기자들과 국민들에게 궁금한 사항일 수밖에 없었다. 김 위원장도 이 같은 행사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질의응답자로 연단에 앉았을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요즘 잠도 잘 못자고 저녁 식사도 거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공정위 수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는 점은 납득 못하는 바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언론과 국민에게 아예 입을 닫는 건 공직자로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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