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정 기자 ] 바이오주 랠리가 다시 시작됐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업종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고점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보다 미래 성장성에 더 무게를 둔 투자자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큰 주식을 찾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바이오시장 빠르게 성장”
제약·바이오 업종의 시가총액은 지난 8월1일 80조2730억원에서 이달 26일 97조2170억원으로 20% 넘게 불어났다. 신약 개발 호재에 몇몇 종목은 실적 개선 기대가 나오면서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이 가능한 26개 제약·바이오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670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2.52%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등에서 바이오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국내 바이오 기업의 주가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S&P500 바이오테크 업종 지수는 올해 15% 이상 올랐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글로벌 시장과 연동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인기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세계 바이오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 20여 년간 국내 기업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도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오른 주가가 부담이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실적 기반 없이 기대만으로 오른 주가는 악재가 터지면 한 번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굵직한 제약·바이오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삼성바이오로직스(295배) 한미약품(72배) 셀트리온(42배) 셀트리온헬스케어(29배) 등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 바이오주 랠리는 확실한 성과를 낼 기업 위주로 선별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적이 개선되거나 바이오시밀러·신약 개발 과정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종목 위주로 상승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국내외로 성장하는 시장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덜 오른 바이오주 관심
업계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바이오시밀러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가 대거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기업이 개발·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확장력이 커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가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셀트리온의 이전상장이 완료되면 코스피200지수 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으로 추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의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사업의 호조도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재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고평가 논란은 이후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잠잠해질 것”이라며 “기대했던 실적이 나온다면 현 주가는 오히려 싼 수준”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도 노려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올 들어 58.59% 올랐다.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다. 한미약품은 개량신약과 복합제 파이프라인 11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자체 개발한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해외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주가가 뛰었다.
덜 오른 기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김지욱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에스티팜, 펩트론을 추천했다. 김 파트너는 “내년 2분기부터 펩트론의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신약 개발 호재로 주가가 뛴 다른 기업들과 같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상엽 한국경제TV 파트너도 유망 바이오 기업으로 펩트론과 함께 메지온 제넥신을 꼽았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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