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어제 19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열어 시진핑 집권 2기 시대를 공식화했다. 당의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단 7인이 모두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재선출된 시 국가주석 측근들로 구성된 점이 주목된다.
시 주석은 24일까지 열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1인 천하’의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했다. 중국 공산당의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에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명기되면서 마오쩌둥 반열 절대권력의 출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한 시 주석은 동북아시아를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한층 강성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강한 중국’을 부흥하겠다는 ‘중국몽(中國夢)’과 ‘일대일로(一帶一路)’, ‘강군몽(强軍夢)’ 구호 아래 중화주의 기반의 거침없고 거친 행보가 예상된다.
일본도 지난 주말 아베 신조 총리가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압승해 연립 공명당과 합치면 3분의 2 의석을 넘겼다. 일본 최장기 집권 총리의 기반을 다진 아베 정부는 그간의 경제개혁 성과를 바탕으로 패권적 중국에 맞서면서 ‘전쟁 가능한 나라’라는 오랜 숙원을 실현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정부 또한 ‘강한 일본’을 표방할 것이다.
집권 2기 시진핑 체제의 중국과 재신임받은 일본의 아베 정권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 상황이 될 것인가. 외교지형의 변화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한국을 새로운 시험대로 끌어낼 것이다. 당장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다. 북핵 대응에서 한국 외교의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코리아 패싱’에 이어 ‘외교부 패싱’ ‘강경화 패싱’이란 말까지 나온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강국 대사 임명도 뒤늦게 어제 이뤄졌다.
조금씩 실책이 있어도 당장은 표시가 안 나는 게 외교다. 하지만 누적된 실책과 오판은 국가의 명운을 가른다. 중국에는 ‘사드 보복’을 철회하게 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포기에 적극 동참하도록 외교력을 발휘하고,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부터 슬기롭게 극복하도록 서로 협조해야 한다. 미국과 러시아 대통령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닌 판에 한반도 주변 환경이 더 거칠어졌다. 외교안보팀은 변화를 직시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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