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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군사옵션 보고받은 트럼프… 키신저 만나 '미·중 빅딜' 논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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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한·중·일 순방 앞두고 군수뇌부·중국통과 면담

백악관 "다양한 옵션 보고"
미 국방·합참의장이 직접 브리핑
북핵 대응 군사옵션 포함 관측도

트럼프, 키신저에 조언 구해…키신저 "세계 질서 구축할 기회"
'북한 정권교체 - 주한미군 철수' 미·중간 '빅딜' 제안했을 가능성
트럼프 아시아 순방이 분수령 될 듯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외교계의 대부’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만나 북한 핵문제를 논의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국가안보팀으로부터 북핵 관련 옵션도 보고받았다. 북한 핵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다음달 3~11일 한국·중국·일본 순방을 앞두고 대북 정책을 최종 손질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키신저와 한 시간 독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과의 대화 노력은 시간 낭비” “폭풍 전 고요” “(대북 옵션 중)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 등 의미심장한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북한의 끊이지 않는 도발에 모종의 결단이 가까워졌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을 한 시간여 만났다. 키신저는 만남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아시아를 방문한다”며 “지금은 건설적이고 평화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할 기회가 아주 큰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방문이 (세계) 발전과 평화, 번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친중파(親中派) 인사다. 197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시절 극비리에 중국을 방문, 미·중 수교의 물꼬를 텄다. 이후 중국인들은 그를 중국 발전을 주목해온 ‘중국 인민의 오랜 벗’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북핵 해법으로 중국 역할론을 내세웠다. 지난 7월 북한이 두 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해 워싱턴의 분위기가 ‘대화 무용론’ ‘군사옵션 검토’ 쪽으로 기울 때였다. 그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에게 ‘미·중 빅딜설’을 제안했다.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선 북한 정권 교체가 필요하고, 이에 중국이 협조하면 한국 내 주한미군 철수도 검토할 수 있음을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엔 월스트리트저널에 “워싱턴과 베이징 간 협력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본질적인 선결조건”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냈다.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구상을 설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CBS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과 북한 핵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다른 어떤 현안보다도 북한과 중국 관련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매티스 국방장관, 대북옵션 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기 전 안보팀으로부터 북한의 공격과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보고받았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사들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보고와 논의의 초점은 어떤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필요하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것을 막을 다양한 옵션에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다양한 옵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사옵션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미군 수뇌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대북 군사옵션을 준비하도록 주문했다. 그는 회의 직후 “(지금은) 폭풍 전 고요”라고 말해 모종의 조치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매티스 장관, 틸러슨 국무장관과 따로 오찬을 하며 대북 문제를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지난 25년 미 행정부를 뒤돌아보면 세계가 보지 못한 문제로 향하는 길에 있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올바른 길 위에 있다. 나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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