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받은 자동차·고속철도 불신 커져
대규모 리콜 가능성에 '비상'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3대 철강업체인 고베제강소가 자동차와 항공기 등에 들어가는 일부 알루미늄 제품의 품질검사 자료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전성과 관련한 불안이 일본 제조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닛산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가 품질 결함이 있는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고, 고속철인 신칸센과 위성 발사용 로켓에까지 해당 재료로 만든 부품이 쓰였기 때문이다.
10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베제강소가 출하한 품질 불량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이 들어간 부품을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가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문제 제품의 사용 상황을 즉시 확인하도록 지시하면서 대규모 리콜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전날 도요타자동차가 고베제강소 제품이 주요 차량에 적용돼 안전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힌 데 이어 닛산자동차도 주요 모델의 보닛과 도어에 고베제강소의 알루미늄판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마쓰다와 스바루도 생산 차종별로 고베제강소 제품이 어느 정도 사용됐는지를 확인 중이다. 미쓰비시자동차와 혼다 등에도 고베제강소 제품이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가 모두 고베제강소 부품을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각사는 제품 안전성 확인과 리콜 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덴소도 강도에 문제가 있는 고베제강소 알루미늄 제품이 자동차용 에어컨 부품에 사용됐다고 공개했다.
자동차뿐 아니라 미쓰비시중공업이 생산하는 주력 로켓 ‘H2A’에도 고베제강소가 생산한 부품이 장착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일단 로켓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이날 오전 H2A 로켓 36호기를 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예정대로 발사했다.
이와 함께 JR동일본은 도호쿠신칸센 일부 차량에 고베제강소 부품이 사용됐다고 공표했다. 스바루가 제작 중인 항공기 부품에도 불량 제품이 들어갔다. 전일본공수(ANA)가 미쓰비시중공업과 함께 개발 중인 일본의 첫 제트여객기 ‘MRJ’에도 고베제강소 제품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일본 기업 주요 제품의 안전성 우려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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