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 61.8% 최근 3개월 내 두통 경험
스트레스, 월경, 체했을 때 가장 많이 발생
병원 가지 않는 응답자 34% "병이라 생각안해"
만성두통 막기 위해 적극 치료 나서야
대한두통학회(회장 김병건, 을지병원 신경과)가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과 30~50대 기혼여성 500명을 대상(직장인 250명, 전업주부 250명)으로 설문한 결과, 2명 중 1명(61.8%)은 최근 3개월 내 두통으로 인해 업무나 가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50 기혼여성 61.8%, 월 평균 3.4일 두통 경험
대표적인 두통 질환 중 하나인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10대 질환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실제로 이번 설문을 통해 30대~50대 기혼여성 61.8%(309명), 즉 2명 중 1명은 최근 3개월 내 최소 1일 이상 두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두통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은 날은 평균 3.4일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업 유무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두통으로 일상생활의 지장을 겪은 비율은 수입활동과 가사를 병행하는 직장인의 경우 250명 중 65.6%(164명), 전업주부는 250명 중 58.0%(145명)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빈도 역시 직장인(3.6일)이 전업주부(3.2일)보다 약간 높았다.
응답자들은 주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두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이 주로 발생했던 상황에 대한 질문(중복응답)에 ‘스트레스 발생시’가 65%(325명)로 월등히 높았고 ‘월경 전 또는 월경(23.6%, 118명)’ ‘체했을 때(23%, 115명)’ ‘특별한 유발요인이 없다(20%, 10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복적인 두통은 전문의 진단 받아야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체하거나 구역 등의 위장 장애 증세는 편두통 환자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동반 증상으로 많은 환자들이 위장장애로 오인해 편두통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가임기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월경 기간에 편두통을 겪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환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장애가 올뿐 아니라 만성편두통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며 "위장 장애나 월경과 함께 나타나는 두통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두통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편두통은 극심한 두통과 눈부심, 구토, 메스꺼움 등의 부가 증상이 동반되고, 길게는 72시간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잦은 편두통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다면 두통의 발생 빈도와 통증을 경감해주는 예방치료를 시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편두통 치료 방법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편두통 예방치료에 대한 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5.6%(328명)은 ‘몰랐다’고 응답했다. 편두통 진통제에 대한 올바른 복용법을 고르는 질문(중복응답)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40%(200명)가 '참다가 두통이 심해질 때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3.2%(16명)는 '진통제의 효과가 있으면 매일 복용해도 된다'를 택해 복용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편두통 진통제는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통이 시작된 후 가능한 빨리 진통제를 복용해야 하며 약물과용두통을 막기 위해 복용 횟수는 주 2회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명 중 1명 만성두통 위험
전체 응답자 10명 중 1명(14.0%)은 일주일에 1~3회 이상 두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혀 만성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두통은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이 발생했을 경우 진단될 수 있는 질환으로, 대한두통학회에서는 한 달에 8회 이상 나타나는 두통은 만성두통의 위험 신호로 정의하고 있다.
시중에서 구매한 일반 진통제로도 두통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 등 두통을 가볍게 보는 인식은 여전해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두통 치료를 위해 병의원을 방문한적 없는 응답자 332명을 대상으로, 방문하지 않는 이유(중복응답)를 묻자 ‘일반 진통제로도 조절이 잘돼서(50.0%, 166명)’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34.0%, 113명)’를 택한 응답자도 일부 있었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부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가벼운 두통이라도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두통이 만성화되는 등 증상이 더욱 심화되는 신호를 놓칠 수 있다”며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두통을 ‘진통제 한 알로 해결할 수 있는 일시적 증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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