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전원회의서 세대교체 인사 단행
'2인자' 최용해, 2개 보직 추가…중앙군사위원·당 부장 맡아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초고속 입성'
최휘·박광호·박태성 등 6명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등장
[ 이미아 기자 ] 북한이 지난 7일 노동당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세대교체를 통해 ‘김정은의 노동당’을 위한 물갈이 작업을 단행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과 최용해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67)이다. 만 30세로 알려진 김여정은 이번 인사에서 노동당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인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김여정은 2014년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됐고, 지난해 5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으로 임명되는 등 빠른 속도로 약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초고속 승진은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가 만 42세에 당 중앙위원에 오른 뒤 당 경공업부장과 군 대장 등을 거쳐 66세 때인 2012년 위원으로 정치국에 이름을 올린 것에 비해 매우 이른 것이다.
최용해는 당 중앙군사위원으로 보선됐고, 당 부장에 임명됐다. 이로써 그는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위원회 위원,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등 보직 6개에 ‘감투’ 2개를 더 얹게 되면서 당·정·군을 아우르는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 2014년 4월 인민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나 당 중앙위 부위원장(근로 단체 담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군부에 대한 장악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도 있었지만, 이번 인사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한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검열위원장에 임명됐다. 조연준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겸직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2선 후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용해와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으로 보선된 정경택과 장길성은 그동안 북한 매체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정경택은 2015년 11월 이을설 장의위원 명단에서 서열 118위로 이름을 올렸고, 장길성은 지난 4월15일 육군상장으로 임명된 게 전부다.
핵·미사일 개발 담당자들도 당 중앙위 위원 명단에 대거 포함됐다. 핵 개발 실세인 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비롯한 16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당 중앙위 후보위원엔 미사일 개발 주역인 유진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북한의 신세대 악단인 모란봉악단의 현송월 단장,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등 28명이 명단에 포함됐다.
전원회의는 과거 노동당 비서에 해당하는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대해 “해임 및 선거했다”며 박광호, 박태성, 태종수, 박태덕, 안정수, 최휘를 신임 부위원장으로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던 최휘 함경북도 당 부위원장이 중앙위로 올라온 게 두드러진다. 아울러 박태성 평안남도 당위원장, 박태덕 황해북도 당위원장 등 지방으로 내려간 인물들이 중앙으로 복귀한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이번에 정치국 위원과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새로 이름을 올린 박광호에 대한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체적인 조직개편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9명으로 알려진 당 중앙위 부위원장에 무려 6명의 부위원장이 새로 등장한 점은 대대적인 물갈이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체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김정일 체제와 동거를 끝내고 권력을 이끌 핵심 엘리트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며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부장, 정치국과 중앙위 위원 및 후보위원 교체는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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