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22.7% 대 12.3%…"연내 사상 최대 격차 가능성"
인덱스가 액티브 압도하는 이유
지수 구성하는 대형주 강세
호성적에 자금유입 '선순환'
[ 박종서 기자 ]
코스피200 등 지수 등락폭에 따라 투자 성과가 결정되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액티브펀드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말엔 두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갈수록 벌어지는 성과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22.75%(지난달 26일 기준)로, 액티브펀드(12.30%)보다 10.44%포인트 높았다.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선택해 원하는 비중만큼 담는 펀드다.
올 들어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 간 수익률 격차는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인덱스펀드 수익률은 액티브펀드를 2.31%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하지만 7월 초엔 6.76%포인트로 격차를 키웠다.
데이터가 존재하는 2002년 이후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가장 컸던 해는 작년이었다. 액티브펀드는 3.84% 손실을 냈지만, 인덱스펀드는 8.20% 수익을 내 그 차이는 12.05%포인트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가까워지면 수익률 격차가 작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세장서도 액티브보다 나은 인덱스
그동안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통상 강세장에선 액티브펀드 성적이 더 좋았다. 코스피지수가 30% 가까이 급등했던 2003년, 2005년, 2007년에는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인덱스펀드를 앞질렀다.
2007년엔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40.57%로 인덱스펀드(32.05%)를 8.51%포인트 앞섰다. 윤주영 미래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본부장은 “강세장에서는 펀드매니저가 상승세를 타는 종목을 발굴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액티브펀드가 수익을 내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세장에선 결과가 달랐다. 작년 12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8개월 연속 상승하며 황소장이 연출됐는데도 인덱스펀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를 원인으로 꼽는다.
첫 번째 이유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의 강세라는 점이다. 윤 본부장은 “인덱스펀드가 대부분 추종하는 코스피200 지수는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가 급등하면서 인덱스펀드가 날개를 달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요인은 수급의 선순환이다. 인덱스펀드에 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인덱스펀드가 추종하는 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금이 몰렸다. 해당 종목이 올라 펀드 성과가 좋아지자 다시 인덱스펀드에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가 형성됐다.
최근 6개월간 인덱스펀드에는 1조5795억원이 유입된 반면 액티브펀드에서는 2조6483억원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인덱스펀드의 운용보수는 액티브펀드(투자금의 약 2%)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보수 측면에서도 인덱스펀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상품 잇따라
인덱스펀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인덱스펀드의 일종인 ETF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8월 TIGER 유가증권시장 중형주와 대형주 ETF를 출시하며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사장은 “인덱스펀드 시장 확대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품구색 다양화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만간 액티브펀드가 힘을 내는 장세가 올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민홍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 팀장은 “인덱스펀드와 액티브펀드 수익률 격차가 예상 밖으로 벌어졌다”며 “경험적으로 봤을 때 이런 격차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배당주펀드 등을 중심으로 액티브펀드 투자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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