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봄·여름 파리 패션위크
해일 브랜드 패션쇼 열려
고태용·조은애 등 디자이너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 참석
헤지스 팝업스토어도 열어
[ 민지혜 기자 ] #1. 프랑스 파리의 3대 명품 호텔로 꼽히는 르 브리스톨 호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3시께 우아하게 차려입은 프랑스 사람들이 이곳에 둘러앉아 차와 다과를 즐기고 있었다. 양해일 디자이너의 ‘해일’ (사진) 브랜드 패션쇼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 호텔의 초우량고객(VIP)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양 디자이너를 초청한 호텔 측은 올해도 ‘독특하고 고급스러우면서 파리 감성과 서울 감성을 가진 브랜드’를 찾다가 다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샤넬, 디올 외에 외국 브랜드 쇼를 열어준 적이 없는 곳이다. ‘해일’ 쇼를 보기 위해 VIP들은 1인당 100유로(약 14만원)를 냈다.
#2. 같은 날 오후 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 패션쇼장. 500여 명의 외국인으로 자리는 꽉 찼고 서서라도 보기 위해 줄을 선 이들만 100여 명에 달했다. 이들은 계한희 고태용 최범석 문진희 조은애 디자이너의 쇼를 보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패션쇼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생중계하는 사람도 많았다. 디자이너들이 무대 인사를 하러 나오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서 K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2018 봄·여름 파리패션위크’에 초청받은 한국 디자이너들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명 향수 브랜드 회장 등 파리에서도 손꼽히는 부자들이 모인 르 브리스톨 호텔에서 양 디자이너는 한국 민화 속 백호랑이를 세련되고 화려하게 풀어낸 옷을 선보였다. 쇼가 끝난 뒤 호랑이 자수를 새긴 블랙 정장과 화려한 드레스, 오렌지색 정장, 클러치 등을 사겠다는 문의가 들어왔다. 가방은 100만원 안팎이지만 옷은 원단에 따라 가격이 비싸게 매겨지기도 한다. 양 디자이너는 “액운을 막아주는 민화 속 백호랑이는 한국의 정서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며 “화려한 색감과 다양한 소재, 섬세한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주관한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 행사에서도 K패션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계 디자이너는 ‘카이’ 브랜드 쇼를 통해 데님 실크 옥스퍼드 등 다양한 소재를 믹스매치했다. 고 디자이너의 ‘비욘드 클로젯’은 오버사이즈 외투와 위트 있는 강아지 캐릭터 등으로 발랄한 무대를 연출했다. 최 디자이너의 ‘제너럴 아이디어’와 조 디자이너의 ‘티백’, 문 디자이너의 ‘문제이’ 등도 경쾌하고 산뜻한 봄·여름 의상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국산 원단과 봉제 기술을 사용했고, 태진인터내셔날의 잡화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협업해 의상에 어울리는 가방을 제작하는 등 K패션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공을 들였다.
패션기업 LF도 파리 패션의 중심지 마레지구에 ‘헤지스’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프랑스 뷰티 브랜드 ‘불리 1803’의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인 람단 투아미와 함께 디자인한 헤지스의 ‘아티스트 에디션’은 출시하자마자 인기다. 아코디언처럼 펼쳐지는 빨간색, 녹색 롱치마는 이미 품절됐다.
‘파리와 런던을 오가는 여행’을 주제로 만든 이 제품들은 투아미 CD의 창의성을 적극 반영했다. 투아미 CD는 “헤지스 고유의 기본 디자인은 유지하되 색감과 세부적인 포인트를 달리해 창의성과 생동감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헤지스 아티스트 에디션은 캐시미어와 울 등 다양한 소재를 고루 썼다. 가격대는 티셔츠 70~150유로, 치마 225~420유로, 코트 405~885유로로 책정했다. 오규식 LF 사장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파리 매장은 꼭 필요했다”며 “K패션이 멋있고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헤지스 아티스트 에디션을 통해 유럽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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