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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소니 ‘부활’의 산실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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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 소니의 ‘부활상’이 뚜렷합니다.

올 2분기에 소니는 대당 1500달러(약 170만원) 이상하는 프리미엄TV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6.1%를 기록하며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앞서 올 7월에는 OLED TV시장 재도전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소니의 4~6월 순이익도 808억7100만엔(약 8159억원)으로 지난 1년(2016년 4월~2017년 3월)간의 전체 순이익(732억8900만엔)보다 많았습니다.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73% 증가한 5000억엔(약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 ‘워크맨’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호령하던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물 갔다’고 폄훼할 수준은 분명히 벗어난 것입니다.

이같은 소니의 부활을 이끈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소니에 도전정신과 창의성의 기운을 불러일으킨 조직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고정된 부서가 아니라 특정 공간입니다. 바로 일본 도쿄 시나가와에 있는 소니 본사 1층에 마련된 ‘크리에이티브 라운지’라는 공간입니다. 밖에서 보면 세련된 커피숍으로 오해할 법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기자가 지난달 이곳을 방문 했을 때는 편한 복장을 한 엔지니어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실험을 반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라운지에 마련된 3차원(3D) 프린터나 레이저절삭기 등을 이용해서 무언가 작업을 한참 했는데요. 미국 구글 같은 곳에서나 진행되고 있다는 업무인지 놀이인지 구분가지 않는 그런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실제 라운지 곳곳에는 3차원 프린터로 제작된 인물상이 인테리어로 멋드러지게 자리잡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 라운지는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가(CEO)가 마련한 사내 신사업 육성 프로그램 ‘SAP(Seed Acceleration Program)’가 꽃피도록 한 산실이라고 합니다.SAP는 2014년 첫 오디션을 시작한 이래 아홉 차례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젊은 직원들로부터 ‘수직적 조직구조로는 펼치고 싶은 꿈을 구현하기 불가능하다’는 불만을 듣고서는 경진대회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입사 1년차 직원이라도 신규 사업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2년차부터 프로젝트 리더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제시된 600여 건의 아이디어 중 8개가 사업화됐답니다. 시계 밴드에 각종 센서 등을 집적해 아날로그 시계 외형에 전자화폐 및 스마트폰 연동기능 등을 갖춘 전자시계 ‘웨나(Wena)’ 가 대표적인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기자를 안내해준 소니 직원은 시계가 각종 장난감 뿐 아니라 미국 하버드대 출신 연구원이 개발했다는 본인만 냄새맡을 수 있는 전자향수를 힘줘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소니 직원들은 이곳이 소니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제품이 태어날 수 있는 모태 같은 곳이라고 자부했습니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의 정보기술(IT)업체들이 잘 나가고는 있다지만, 소니의 부활에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한국의 대표업체들의 문화가 소니보다 다소 경직돼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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