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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GO] 통행불편에 간접흡연까지…밤거리 장악한 야외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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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불법 노점·야외 테이블 기승
단속 해야할 구청 "마땅한 대안 없다"




▼현장 영상

흡연구역 된 야외 테이블

지난 22일 오후 7시 서울 5호선 영등포구시장역. 지하철 출구를 나오는 순간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출구 바로 뒤편 포장마차 거리에서 나오는 담배 연기였다. 소주를 기울이며 앉은 자리에서 흡연을 일삼는 손님들. 인도 위 설치된 노점 때문에 1m 남짓 좁아진 거리로 담배 연기가 흩날렸다.

시민들도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역 근처 학원을 다니는 김모(23)씨는 “담배 냄새가 옷에 배어 부모님께 오해받은 적 있다”고 전했다. 지하상가에 쇼핑을 하러 온 고등학생 이모(17)양도 “일부 거리는 담배 냄새 때문에 피해 다닌다”고 했다.


이날 관찰 결과, 야외 테이블 위로 술과 안주와 함께 담배가 심심찮게 올라와 있었다. 일부 손님 중엔 실외라 흡연이 가능한 줄 알았다 말하는 이도 있었다. 지하철 출입구 10m 이내는 금연구역이지만, 한 테이블에서 지펴진 담배 연기에 봉화처럼 옆 테이블이 반응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시가 자치구별 지하철 출입구 흡연 단속 건수는 1만 건에 달한다. 이중 영등포구는 1649건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다.

시내 중심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치킨, 골뱅이, 회 업종에 상관없이 저마다 도로 위 야외 테이블을 펼치고 있었다. 테이블 곳곳 담배에 불이 붙었다. 현행법상 영업신고 외 장소에서 야외 테이블 등을 놓고 영업하는 자체가 불법이며, 공공이용시설인 식당·술집은 흡연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흡연은 자행되었다. 치킨집 주인 A씨는 “단속 때문에 재떨이를 제공하지 않지만 뼈(버리는) 통에 담뱃재를 많이들 턴다”고 말했다. 통이 아니라도 여기저기 테이블 밑 꽁초가 널브러져 있었다.


무법의 밤거리

출구 앞을 비롯해 도로 곳곳 포장마차로 불리는 노점이 즐비했다. 빌딩 외곽을 따라 연달아 영업 중인 포장마차 거리도 있었다. 이들이 도로 위 깔아 놓은 야외 테이블만 20개 이상. 포장마차 행렬이 도로 절반을 덮었다. 좁은 길로 승용차 한 대가 들어오자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안전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인근에 거주 중인 대학생 이모(26)씨는 "얼마 전에도 야외 테이블을 엎으며 난동부리는 취객을 봤다"며 소음 문제와 치한을 걱정했다. 운전자 심모(32)씨는 “등받이도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술에 취해 자빠지진 않을까 두렵다”고 전했다. 갓길에 앉은 포장마차 손님들은 등 뒤로 지나가는 차를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술잔을 부딪혔다.

주변 편의점에서 일하는 정모(23)씨는 “주말 밤에는 포장마차에 자리가 없을 정도”라 전했다. 오후 9시를 넘기자 골목마다 노점이 만석을 이뤘다. 도로 위로 나온 노점 모두 불법이었다.


"대안이 없다"는 구청

선선한 가을 날씨에 밤마다 술집 야외 테이블과 불법 노점 그리고 담배연기는 영동포시장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통행불편과 간접흡연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좁은 차도에 취객과 행인, 그리고 차량이 뒤섞이는 탓에 안전사고에도 취약하다.

단속 책임이 있는 영등포구청은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다만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단속에 소극적이다. 구청 가로경관과 담당 공무원은 “2015년 이후 구내 불법 노점 대책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과태료 부과 등 행정적 절차를 취하고 있지만 예산 및 인력 부족 등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며 “지역 특성상 생계형 노점이 많아 대안을 찾기 위한 실태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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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rot011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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