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항을 환동해권 물류·관광허브로
환동해권거점도시회의서 항로개설·인프라구축 등 논의
포항시, 영일만항에 5만t급 16선석 동시접안 시설 조성
[ 하인식 기자 ]
경북 포항시가 영일만항을 환동해권 물류·관광허브로 육성하기로 했다.
시는 지난 8~10일 러시아 연해주 하산군에서 개최된 제23회 환동해권거점도시회의 성과 보고회를 열고 포항~중국 지린성 훈춘시 간, 포항~하산군 자루비노항 간 국제 크루즈 및 페리 항로 개설과 관광인프라 구축 등에 나서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1994년 결성된 환동해권거점도시회의는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개국 12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도시회의에 참석해 포항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크루즈와 페리 항로는 물론 하늘길도 열어 환동해권 경제공동체를 만들 것을 공식 제안했다. 도시회의는 이 시장의 이 같은 제안을 반영한 공동선언문에 합의 서명하고 내년 회의를 중국 훈춘시에서 열기로 했다.
이 시장은 “환동해권은 우리나라와 일본 서안, 극동 러시아, 중국 동북3성지역을 포함한 지역으로 인구 1억5000만 명에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조달러를 넘어 동북아의 새로운 경제블록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 훈춘과 러시아를 잇는 해상항로를 열면 포항이 환동해권 물류 관광의 중심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해양수산부가 2조8000여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최대 5만t급 총 16선석을 동시 접안할 수 있는 영일만항 국제물류 거점항만과 국제여객부두 건설이 마무리되는 2020년 전까지 중국과 러시아 항로 개설을 마치기로 했다. 영일만항은 컨테이너 부두 4선석 규모로 2009년 8월 개항해 물동량이 개항 첫해 6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지난해 10만TEU로 급증했다.
시는 훈춘시, 하산군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영일만항 물류 관광 특화항 개발을 비롯해 2005년부터 중국 러시아 북한이 공동 추진 중인 광역 두만강 개발계획, 훈춘시 팡촨지구 무비자 국제관광특구 조성 등에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시는 중국 정부의 동북3성지역 경제개발 사업인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계획이 마무리되면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동북아시아로 나올 것으로 보고 훈춘시를 거점으로 물류 선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자루비노항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추진에 따라 훈춘, 나진과 더불어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 시장은 “환동해권은 유라시아의 관문이자 동서양을 이어주는 신실크로드의 출발점”이라며 “환동해권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풍부한 자원과 에너지를 포항으로 이동시켜 침체된 포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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