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명의로 온갖 욕설과 도발적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직접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한 데 ‘맞대응’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미치광이’로 지칭하는가 하면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深重)히 고려할 것”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 따위의 ‘말폭탄’을 쏟아부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김정은이 ‘태평양상의 수소탄 시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장을 완성해 미국과의 ‘벼랑 끝 대결’을 밀어붙여 보겠다는 속내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다.
북한이 최고지도자 이름으로 성명을 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북한의 대외 성명은 국방위원회 외무성을 비롯한 각 기관 또는 기관의 대변인 이름으로 나오는 게 보통이다. 김정은은 “(성명이)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다”며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는 협박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반도 안보 상황이 더 위중해진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 선택지는 명확해졌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다. 미국이 전격 시행하기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관·개인 포괄적 제재)’이 확실하게 작동하도록 힘을 보태는 일은 그 첫걸음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한·미·일 간 빈틈없는 공조는 필수적이다. 북한을 감싸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필요한 외교적 조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지금은 6·25 이후 최대 위기다. 우리 의사와 관계없이 미·북 간 군사 충돌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초비상 상황이다. 역사적으로 외세 침략에서 얻은 교훈은 ‘사즉생(死則生)’ 각오로 임했을 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5000만 국민이 마냥 북한의 핵인질로 잡혀있을 수는 없다. 정부와 국민 모두 김정은의 도발 의지를 꺾을 강력한 결속과 비상한 대응 각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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