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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만 골라 챙기고 스피커는 중고장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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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피커 예약 흥행 뒤엔 얌체 '체리피킹' 성행



[ 유하늘 기자 ]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 ‘웨이브’와 ‘카카오미니’(사진)가 순식간에 예약판매 마감 사태를 빚었다. 하지만 사은품만 챙기고 스피커는 곧바로 중고시장에 내놓는 ‘체리피커’(상품이나 서비스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 실속만 챙기는 소비자)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사은품 마케팅은 성공했지만 정작 스피커에 대한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가 지난 18일 한정 예약판매를 시작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판매 시작 38분 만에 3000대가 동났다. 네이버가 지난달과 이달 14일 이벤트 형태로 판매한 AI 스피커 웨이브도 1시간이 안 돼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큰 호응을 얻었던 데는 두둑한 ‘사은품 마케팅’이 한몫했다. 네이버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 구매자에게 웨이브를 무료로 증정하거나 정가 15만원에서 대폭 할인한 가격(4만원)만 받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를 5만9000원에 예약주문하면 멜론 1년 이용권을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이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1년 이용권을 정가로 구입하려면 9만원 정도가 든다. 스피커 할인 판매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혜택을 준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부 구매자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권만 챙기고 스피커는 인터넷 중고장터에 판매하는 ‘체리피킹’에 나서고 있다. 각종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웨이브가 평균 8만~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부분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상품이다. 카카오미니는 아직 배송도 안 됐지만 벌써 할인 판매가의 3배에 가까운 16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가 아직 생소한 제품이다 보니 사은품으로 관심을 끄는 마케팅 전략을 쓴 것 같다”면서도 “체리피커의 등장을 막으려면 앞으로는 스피커 자체가 관심을 끄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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