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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학기술 논문 공개로 '시민과학' 꽃피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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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첨단융합본부장 >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진 마차부자리에 ‘엡실론’이란 별이 있다. 이 별에서 나오는 빛은 일정하지 않고 계속 변하고 있어 연구자들의 관심이 높다. 그러나 이 별을 관찰하고 있는 많은 사람은 천문학자가 아니라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이다. 그 결과 이 별의 신비를 밝혀 줄 관찰 데이터가 지난 7월 현재 3300만 건 이상 수집됐다. 전문가들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천문학 발전을 수십 년 앞당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시민들이 과학 연구의 일부, 혹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활동을 ‘시민과학’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시민과학 프로젝트가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대전의 ‘건너유’ 프로젝트는 호우 시 자주 잠기는 갑천의 범람과 물고기다리의 안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서비스를 개발했다. 시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장의 문제를 기술 개발자나 기업,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혁신하고 개선한 사례다.

과학은 더 이상 실험실과 연구소, 대학 연구자만의 주제가 아니다. 시민이 직접 데이터 수집에 참여하기도 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주체가 되기도 한다. 시민과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적 과학지식에 대한 접근이나 습득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연구자와 시민이 어우러져 사회 문제 해결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과학적 전문지식을 쉽고 빠르게 취득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소위 과학기술의 국민 소통 확대다. 이를 위해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결과물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민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공개해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선도적으로 국내외 학술논문 정보를 수집해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출판물, 데이터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연구결과물을 디지털화해 공개하는 인프라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논문에 담긴 전문지식은 시민이 쉽게 습득하도록 내용을 요약하고, 다수의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의 영역이 연구실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생활과 연계되면서 시민과학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시민과학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시민 참여 프로젝트의 활성화와 과학기술 논문에 대한 접근·습득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

김재수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첨단융합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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