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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지옥 해방시킨 '버스판 우버' 채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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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통신

포드가 732억에 인수…횟수에 상관없이 월 119달러만 내면 이용



[ 송형석 기자 ] 좁은 길과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악명 높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퇴근 시간이 되면 거리 곳곳에서 하늘색 포드 차량이 눈에 띈다.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채리엇(Chariot)의 셔틀버스다. 이 버스는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길을 골라 누빈다. 14인승 밴을 활용하며 예약석으로만 운영해 항상 앉아서 이동이 가능하다. 횟수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월간 이용권 가격은 119달러(약 13만4200원)다. 주 5일 출퇴근하는 통근자라면 한 번에 2~3달러 비용으로 출퇴근 문제를 해결한다. 노선은 시장 수요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새로운 노선을 희망하는 이용자가 나타나면 즉시 새로운 차량을 해당 노선에 배치한다. 이 서비스가 우버의 ‘버스 버전’으로 불리는 이유다.

채리엇이 대중화된 것은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가 6500만달러(약 732억원)를 투입해 이 회사를 인수한 지난해 9월부터다.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노선을 확대,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채리엇이 영업 중인 도시는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뉴욕, 오스틴 등 네 곳이다. 월 기준으로 10만 번 이상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포드는 연말까지 채리엇 서비스를 8개 도시로 확대하고 중국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채리엇의 셔틀 공유서비스가 대도시 교통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업체 KPMG는 중국 도심에 채리엇 셔틀버스 한 대를 투입하면 승용차 25대를 대체한다고 분석했다. 채리엇의 인수 주체가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고객 감소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사업에 뛰어들어서다. 개인이 차량을 소유하는 것을 꺼리는 시대를 대비해 일찌감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스타트업인 콜버스랩 사업 모델도 채리엇과 비슷하다. 두 회사의 운명을 가른 것은 정부 규제였다. 국토교통부가 택시 회사와 노선버스 사업자에게 콜버스 운행 우선권을 부여하면서 콜버스랩은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콜버스랩은 현재 전세 버스로 주력 사업을 변경했다.

실리콘밸리=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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