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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학생 못 줄이면 성과급 깎겠다"는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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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생들, 제주교육감의 '실적쌓기 행정'에 부글부글

교장 닥달에 '억지 실적' 꼼수도
학부모 "학생·교사 이간질하나"

재선 위한 교육감의 욕심 탓?
"해직때 도움준 사람이 정책 실무…실무경험 부족해 문제 키워" 지적도



[ 성수영 기자 ] 제주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김군(10)은 아침마다 갖은 핑계를 대며 등교를 거부한다. 친구들이 “돼지가 수업받는다”고 놀리며 따돌려서다. 또래보다 통통한 김군은 다른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비만 학생과 따로 운동 수업을 받아야 한다. 김군 어머니는 “담임이 비만 예방 교육을 받는다는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강권했는데 아이가 상처받을 줄 알았으면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탁상행정…교사·학생들 부글부글”

제주 도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비만과의 전쟁’으로 시끌시끌하다. 제주시의 한 초등교사는 작년 1학기 초부터 ‘무슨 수를 쓰더라도 비만 학생 비율을 낮추라’는 교장 압박에 시달리느라 원형 탈모증까지 생겼다. 그는 “비만율을 측정해 성과가 낮은 반 담임은 교무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질타를 받는다”며 “교육자로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비만 학생이 밥을 먹는 것도 미워 보일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갈등은 무리한 행정에서 비롯됐다. 제주교육청은 2015년 학생 비만율 조사에서 제주도가 전국 1위를 기록하자 작년부터 관리자급 교사의 성과급 평가 기준에 학생 비만율을 추가했다. 학교별 비만율 순위를 매긴 뒤 많이 감소한 상위 20%는 10점, 하위 20%는 1점을 주는 식이다.

자연스레 ‘숫자 경쟁’이 뒤따랐다. 교장·교감은 비만율을 줄이라며 담임 교사들을 닦달한다. 교장 재량으로 반의 비만율과 담임 교사 성과급을 연동시킨 학교도 있다. 실적을 억지로 맞추기 위한 꼼수도 생겨났다. 제주시의 한 초등교사는 “정상 체중으로 만들기 힘든 ‘중등도 비만’ 이상 학생은 포기하고 비교적 살이 덜 찐 학생을 중점 관리한다”며 “정작 관리해야 할 학생은 방치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교육감 ‘코드 인사’가 원인”

학생과 교사 모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학부모 박모씨(35)는 “어떻게 단순 숫자로 학생 건강을 평가하고 관리한다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생과 교사를 이간질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길영 한국외국어대 사범대 교수는 “학생들이 외모 때문에 심리적 압박이나 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며 “담임 교사 능력과 학생 비만율의 상관관계가 분명치 않은데도 성과급과 비만율을 연동시킨 건 난센스”라고 우려했다.

재선을 노리는 이석문 제주교육감의 ‘무리수 정책’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제주시의 한 초등교사는 “비만율을 억지로라도 내리면 학부모들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이 교육감의 ‘코드 인사’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초등교사는 “이 교육감이 평교사 시절 전교조 활동을 하며 함께 고생했다는 이유로 실무 경험이 부족한 사람을 담당정책 실무자로 앉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육감 취임 후 내부 공모로 선발된 교장 네 명이 모두 전교조 소속으로 채워졌으며 그중에는 교장 자격이 없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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