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또다시 발사했다. 올 들어 13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9번째다. 이 미사일은 최대고도 550㎞, 비행거리 2700㎞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에 떨어졌다. 김정은 집권 후 고각(高角)이 아니라 정상 궤적으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멀리 날았다. 괌까지의 거리가 3000여㎞이므로, 괌 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합참은 분석했다.
최근 북한의 행적을 보면 철저히 계산된 전략으로 보인다. ‘선군절’(25일) 이튿날 단거리 미사일 3발을 쐈고, 김정은이 주관하는 백령도·대연평도 점령 가상훈련도 벌였다. 사흘 만에 일본까지 발칵 뒤집어놨다. 한국은 제쳐놓고, 일본을 볼모로 공포를 극대화해 미국과 직접 담판 짓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우리는 김정은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라는 로버트 스케일스 군사전문가와 스티브 이스라엘 전 하원의원의 칼럼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김정은을 ‘이성적으로 비이성적(rationally irrational)’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미국이 서울을 지키려고 시애틀의 핵공격 위험을 감수하진 않을 것이며, 핵을 보유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만 보여줘도 미군이 철수할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온갖 제재에도 북한의 도발 빈도와 강도는 더 세질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6차 핵실험 준비도 완료했다고 한다.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는 김정은이 잡고 있는 꼴이다. 어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북 대응은 일본과 100% 함께 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의 문제’에 한국은 점점 희미해진다. 문재인 정부의 숱한 대화 제의에 돌아온 것은 조롱과 도발이었다. 뒤늦게 응징훈련을 한다고 부산하다. 과연 김정은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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