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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일 락앤락 회장의 소신…"자식에 회사 물려주면 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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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 어피너티에 매각

김 회장, 지분 일부 재매입한 뒤 회사 경영에 계속 참여키로



[ 김정은 기자 ] “락앤락을 글로벌 종합생활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주인 제가 이젠 물러나야 할 때라고 결단을 내렸습니다.”

국내 1위 주방용품업체 락앤락의 김준일 회장(사진)이 25일 사모펀드(PEF)에 지분 및 경영권을 모두 넘기면서 밝힌 소회다. 최대주주인 김 회장은 자신과 특수관계인의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전량(63.56%)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양도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지분을 인수하는 어피너티는 8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모펀드 운용사다. 임직원 고용 보장 등이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분 양도 뒤에도 재투자해 락앤락 주요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양도 금액 일부는 사재를 들여 설립한 공익재단 ‘아시아발전재단’에 출연할 계획이다. 또 “청년이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 컨설팅을 하거나 벤처캐피털을 운영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978년 창업 이후 줄곧 경영 일선에 있었다. 1년에 240일 이상 해외 출장을 다니며 중국 베트남 등 주요국의 현지 사업을 챙겼다. 과도한 업무로 몇 년 전 지병이 악화돼 수술받기도 했다.

“락앤락이 더 크려면 창업주의 영향력을 줄이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혁신적인 경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도 그 무렵이다. 그는 “회사 미래를 생각한다면 2세 경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김 회장은 슬하에 세 아들을 두고 있다. 사모펀드에서 제안이 오자 김 회장은 적극 검토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악재로 락앤락 주가가 1만2000원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중국과 베트남 주방용품 시장 성장세가 여전히 높다고 판단해 어피너티가 인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방용품업계에서 김 회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대구 출신인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검정고시로 방송통신대 행정학과에 진학했다. 27세 되던 해인 1978년 락앤락의 전신인 국진유통을 세우고 수입업에 뛰어들어 해외 주방용기를 들여왔다. 7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200가지 제품을 수입해 196개를 성공시켰다. 자신감을 얻은 김 회장은 1985년 국진화공을 설립하고 자체 생산을 시작했다.

1998년 밀폐용기 단일 품목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세계 최초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릇에 담긴 식품을 완전히 밀폐하는 성능을 인정받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김 회장은 2003년 일찌감치 중국 진출을 결심했다. 처음엔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수입해 팔았다. 중국인들에겐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고급으로 통했다. 4년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 뒤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팔기 시작했고 이 전략은 주효했다. ‘중국 3대 수출기업’으로 꼽힐 만큼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중국사업은 곧 어려워졌다. ‘짝퉁’ 제품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시진핑 정부가 부패 척결에 나서면서 뇌물 단속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선보인 유아용품 ‘헬로베베’도 부진했다. 매출은 반 토막이 났다. 결국 김 회장은 중국시장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유통망을 정리하는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중국사업 구조조정은 지난해 마무리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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