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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자판기 왕국' 일본, 사무실 안으로 편의점을 끌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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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자판기 왕국’입니다. “아니 이런 곳에 자판기가~!”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골목 구석구석까지 자판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캔음료수 정도를 자판기로 판매하는 한국과 달리 ‘자판기로 이런것까지 파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상천외한 상품들을 진열한 자판기도 있습니다. 자판기의 세분화·전문화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대중 음식점에선 점원에게 주문을 하기보다, 음식점에 설치된 자판기를 통해 주문할 음식을 고르는 것도 일본만(?)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인건비 절감을 노린 것이겠지만 어떤 측면에선 점원에게 대면 주문하는 것조차도 ‘불편한 마음’을 느끼는 일본인들의 ‘대인기피’ 문화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일본에서 자판기 문화가 더욱 확대될 조짐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편의점 체인 패밀리마트는 오니기리(주먹밥)나 빵 같은 편의점 상품을 취급하는 자동판매기 설치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2019년 2월 말까지 오피스빌딩이나 학교 등에 1000여대를 신설한다고 하네요.

특히 일손 부족탓에 구내에 매점을 유지할 수 없는 기업 등에서 설치 요청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외부인의 기업내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자판기의 필요성이 그만큼 더 높아졌다고 합니다.

패밀리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상품 자판기는 간식이나 과자 등 60가지 품목을 판매한다고 합니다. 이미 간토 지역을 중심으로 2000여대가 배치돼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간사이지역 등으로 영역을 넓혀나간다고 합니다.

상품은 매일마다 배송하는데 음료 자판기를 다루는 기업에게 운영을 위탁한다고 하네요. 패밀리마트는 직장 등의 시장을 개척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산입니다. 일본내 편의점 점포수는 6만개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출점 기회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나 공장에 편의점 점포를 만들려면 직원이 2000명은 돼야 채산이 맞지만, 자판기는 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까닭에 수백명 규모 직원을 둔 기업이나 시설에서도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자판기 문화는 과연 어디까지 확장을 거듭하는 것일까요. 성장이 끝났다고 생각한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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