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술지주회사 '초라한 성적표'
해외 기술사업화 성공 사례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예다', 로열티 수입만 매년 1천억원
미국 스탠퍼드 음성인식 기술, 애플 AI비서 '시리'에 채용
[ 황정환 기자 ]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선진국 대학 및 연구소의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에는 해당 기술의 잠재력을 직접 평가할 수 있는 물리학 화학 등 분야별 박사급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또 창업 경험이 풍부한 컨설턴트나 회계사 변호사 등 지원인력들도 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기술사업화 전문회사 아이시스이노베이션은 특허 출원에서 기술이전, 창업 및 경영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학교에서 잠자고 있는 기술을 사업화하는 전 과정을 담당한다.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약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박사급 전문인력만 37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창업컨설턴트 벤처캐피털리스트 회계사 변호사 등까지 포함하면 기술사업화 지원인력만 50명이 넘는다. 이들이 2016년 한 해 동안 탄생시킨 회사만 21곳, 성사시킨 기술이전 계약은 855건에 달한다. 기술이전료, 배당수익 등으로 2200만파운드(약 32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세계 5대 기초과학연구소로 꼽히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는 세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이력보다 기술이전 회사인 예다가 더 유명하다. 특허 법률 금융 사업 등 4개 부문 20여 명의 전문가 집단이 매년 30~40여 건의 특허를 엄선해 수출한다. 매년 수조원어치가 팔리는 다국적 제약회사 테바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코판손, 머크의 표적항암제 얼비툭스 등이 예다의 작품이다. 연구소 기술의 상용화로 발생하는 매출만 연간 280억달러(약 32조원)에 달한다. 로열티 수입만 매년 1000억원이 넘는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기술사업화 회사인 SRI인터내셔널은 애플 아이폰의 인공지능(AI) 비서 ‘시리’를 탄생시킨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SRI인터내셔널이 2007년 12월 세운 AI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시리에는 스탠퍼드대가 보유한 음성인식 기술이 고스란히 이전됐다. 시리는 2010년 애플에 인수됐고 애플은 이듬해인 2011년 신제품 아이폰4s에서 이 회사의 이름을 딴 AI 비서 시리를 처음 선보였다.
박종래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전 서울대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영국이나 이스라엘처럼 대학에서 독립해 전문성을 지닌 기술사업화 전문조직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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