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한·미 FTA 개정 협상…테이블 마주앉아 '기싸움' 팽팽
공동위원회 서울서 첫 개최…미국 USTR 대표와 영상회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한미 FTA, 양국 이익 균형"
미국 공식 답변은 늦어질 듯
[ 이태훈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공동위원회 양국 통상 대표단이 22일 첫 만남을 가졌다. 미국 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FTA 개정이나 수정을 통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FTA 개정 협상을 즉시 진행하자는 미국 측 제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양측 전문가들이 FTA의 효과와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에 대해 조사, 분석, 평가해보자”고 제안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회의를 열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회의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 첫 협상이기 때문에 당당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에선 수석대표인 김 본부장을 비롯해 각 부처에서 파견 나온 담당관 10명이 참석했다.
USTR 대표단은 예정된 시간을 10분 넘겨 호텔에 도착했다.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대표 비서실장과 마이클 비먼 대표보 등 10명이 참석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미국에서 영상통화로 회의를 했다.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30분가량 영상회의를 했고 이후에는 여한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유명희 산업부 FTA 교섭관이 그리어 비서실장, 비먼 대표보와 고위급 대면회의를 했다. 회의는 시작 후 8시간이 지난 오후 4시10분께 끝났다.
김 본부장은 회의 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미국 측에서는 조속한 개정 협상을 제의했지만 우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양측은 이번 회기에서 향후 일정을 포함한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나 FTA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서로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이 FTA ‘폐기(terminate)’란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대표단은 이날 “한·미 FTA가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 측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은 미시·거시적으로 복합적이라고 객관적 논리와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의 효과에 대해서도 우리는 상품, 서비스, 투자 분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상호호혜적으로 이익 균형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며 “우리는 양측 전문가들이 한·미 FTA의 효과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에 대해 공동으로 조사, 분석, 평가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FTA 효과 등을 공동 조사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은 다시 워싱턴으로 돌아가 우리 제안을 검토한 뒤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언제쯤 답변이 올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묻자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제가 부임한 지 2주밖에 안 됐고 세종시로 이사를 간 것도 알고 있다”며 답변이 이른 시일 내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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