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후보자에 진보성향 김명수 춘천지법원장
진보법관 '선봉장'으로 평가
인권법연구회 초대회장 역임…성 소수자 인권 등에 관심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정지 대법 결정 뒤집고 수용 판결
"현 정권 성향 드러낸 인사"…판결·사법행정 대변화 올 듯
[ 고윤상 기자 ]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58·사법연수원 15기)는 사법부 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법관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의 ‘사법부 물갈이’를 이끌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인권 법관’으로 불리는 만큼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동성애·양심적 병역 거부 등 논란이 큰 이슈에 대한 대법원 입장이 ‘좌클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원 내 진보 법관의 ‘선봉장’
1959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김 후보자는 1986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에서 법복을 입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사법부 수장으로서의 전문성과 성품을 두로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는 “법관 재임기간 동안 재판 업무만을 담당하면서 《민사실무제요》를 집필하기도 한 민사법 전문 정통법관”이라며 “소탈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너그럽게 배려하고 포용해 주변으로부터 깊은 신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김 후보자 지명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우선은 기수 차이가 너무 크다. 현 양승태 대법원장(69·2기)보다 연수원 13기 아래다. 나이도 11세나 적다. 13명의 대법관 중 연수원 선배인 대법관이 9명이나 된다. 일선 법원장 중에도 선배가 많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대법원장이 임명된 것도 48년 만이다. 현직 부장판사 A씨는 “이 정도의 파격 인사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현 정권의 성향이 분명히 드러난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2010년 이 단체가 해산한 후 이듬해 출범한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도 초대 회장을 맡았다. 국제인권법연구회 핵심 구성원으로, 따르는 소속 판사들이 많다는 전언이다. 사법부 내에서는 진보 법관의 선봉장이라고까지 불린다.
김 후보자 판결도 ‘진보적’이다. 2015년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판결이 대표적이다. 대법원이 정부의 통보처분 효력을 인정한 상황에서 대법원 결정을 뒤집었다. 노조 관련 재판에서도 노동자 권리를 중점적으로 판단해왔다.
◆文정부 과감한 사법개혁 신호탄
김 후보자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함께 성 소수자 인권에 관한 첫 학술대회를 여는 등 관련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군대 내 동성애자 처벌조항은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복무제가 허용되지 않는 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는 무죄라는 견해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모두 동등한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대법원장이 합의를 주재하고 이끌어가는 만큼 판결에 진보적 성향이 녹아들 수 있다. 대법관 지명권도 대법원장이 갖고 있다. 내년에만 대법관 6명이 교체를 앞두고 있다.
대법관 자리에 외부 인사 기용도 가능하다. 국가보안법·군대 내 동성애·양심적 병역 거부자 등 그동안 대법원이 보수적으로 판단해온 판결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법행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대법원장은 헌법과 법원조직법에 따라 법관 3000여 명과 법원 직원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 우리법연구회
‘진보 성향’ 판사들의 연구 모임. 1988년 6·29 선언 후에도 발생한 2차 사법파동 영향으로 출범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140명에 이르러 법원 내 하나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 끝에 2010년 해체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전신으로 불린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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