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갈등 고조되는데…경찰, 비자금 의혹 수사
17일 금융위 관계자 만나 거취 문제 논의한 듯
[ 이태명/이현일 기자 ]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자진 사퇴설이 확산되고 있다. DGB금융 내부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품권 깡’을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맞물리면서 박 회장의 사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7일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본인의 거취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취임한 박 회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해 2020년 임기가 끝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박 회장을 만난 것은 맞지만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진 사퇴를 포함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 회장 사퇴설이 불거진 것은 내부 갈등 때문이다. DGB금융 내부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박 회장의 경영능력을 문제 삼아 지주 회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박 회장의 연임 과정 등을 문제 삼는 투서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북 경산 출신인 박 회장은 금융권 내 대표적인 ‘친박(박근혜)’ 인사로 분류된다”며 “박 회장의 연임에 불만을 품은 반대세력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18일에는 대구지방경찰청이 대구은행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상품권 깡’을 통해 수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게 의혹의 요지다. 박 회장 측은 사퇴설에 대해 함구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박 회장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사퇴 여부에 관해 결론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내부 반발과 경찰 수사로 임기를 채우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박 회장의 사퇴 가능성과 관련해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지는 않되, 지배구조 변화와 이에 따른 리스크 확대 여부를 예의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이태명/이현일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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