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차량 돌진에 이어 핀란드·러시아서도 흉기 난동
IS 거점 잃자 연쇄 공격 늘어
[ 이상은 기자 ]
유럽과 러시아 등에서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관광객 밀집 지역에서 차량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18~19일 핀란드와 러시아에서 행인을 상대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언제 어디서든 무차별로 공격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테러 청정지역’으로 꼽히던 핀란드에서는 18일 헬싱키에서 서쪽으로 168㎞ 떨어진 남부 도시 투르쿠에서 모로코 출신 18세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핀란드인 여성 2명이 숨지고 스웨덴 이탈리아 영국인 등 6명이 다쳤다.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고 체포된 용의자는 범행 이유 등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핀란드에 입국해 망명 절차를 밟고 있었다. 일부 언론은 그가 망명 신청을 거부당했다고 보도했으나 확실치 않다. 그의 1차 공격 대상은 유모차 등을 끌고 가던 여성이었고, 부상당한 남성은 대부분 이를 막으려다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 경찰은 이 사건이 테러와 관련 있다고 잠정 결론 내리고 현장에서 잡힌 18세 남성 외에 4명의 모로코인을 추가로 체포했다. 또 인터폴을 통해 6명에게 수배령을 내렸다. 정치적인 테러로 확인되면 핀란드에서 발생한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19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북동 쪽으로 2100㎞ 떨어진 시베리아의 원유·가스 생산지역 수르구트에서 오전 11시20분께 복면을 쓴 23세 남성이 대로에서 뛰어다니며 행인 7명을 흉기로 공격했다. 부상자 중 일부는 중태에 빠졌다. 용의자는 경찰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이슬람국가(IS)는 수시간 만에 자신들이 운영하는 통신사 아마크를 통해 “IS의 군인이 한 일”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용의자가 해당 지역 출신이라며 테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는 인테르팍스통신에 “정신질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테러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과 핀란드 등에서 테러가 잇따르자 유럽에서는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출신자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의 일요판 옵서버는 20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활동을 하던 모로코 출신 대원들이 본국으로 돌아와 유럽 공격을 계획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군의 공격으로 IS 거점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유럽에서 소프트 타깃 테러를 통해 자신들의 위상을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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