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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전망대] '살충제 계란' 파동,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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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석 경제부 차장 hohoboy@hankyung.com


[ 주용석 기자 ] 누군가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부의 속전속결식 ‘살충제 계란’ 조사의 후유증이 드러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8일 전국 1239개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은 전량 회수해 폐기하고 나머지 1190개 농장의 계란은 판매를 허용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오늘(18일)부터 시중에 출하되는 모든 계란은 안전하므로 국민이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지 나흘 만에 이뤄진 조치였다.


하지만 사태는 정부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정부 발표 직후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살충제 성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검사 항목을 누락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정부가 규정한 살충제 검사 항목은 27개인데 일부 지자체가 장비 부족으로 에톡사졸 등 8개 항목을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19일 관계부처·지자체 회의를 연 뒤 부랴부랴 “420개 농장을 보완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는 김 장관의 발언은 하루 만에 빈말이 됐다.

정부는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서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수차례 보였다. 그중 압권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다. 그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산 계란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된 바 없다”고 장담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이어지고 국내에서도 소비자연맹이 지난 4월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사태를 키웠다.

게다가 정부 전수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장 중 63%인 31개 농장은 정부가 인증한 ‘친환경 농장’이었다. 값이 좀 비싸더라도 친환경 마크를 믿고 계란을 사먹은 소비자들의 배신감도 커졌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수그러들지, 계속될지는 420개 농장에 대한 보완조사 결과에 달렸다. 이와 관련한 농식품부의 브리핑이 이르면 21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도 이번주 시작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공식 업무보고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23일 외교부와 통일부에 이어 25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다. 23일 외교부 보고에선 북핵 문제 해법이 최대 현안이다.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안보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

기재부 업무보고에선 내년도 예산안이 사실상 확정될 전망이다. 22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서울에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끔찍한 딜(horrible deal)”이라고까지 표현한 만큼 미국은 처음부터 강하게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25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다.

주용석 경제부 차장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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