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성이 문 씨라서 ‘달님’이라고 많이 불리거든요. 저에 대한 사랑을 담은 애칭인데, 그것도 좋지만 약간 쑥스럽잖아요.”
청와대가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소소한 인터뷰’라는 영상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문 대통령 동영상 인터뷰는 취임 100일 기념으로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에서 제작했다. 전날 무겁고 어려운 정책 관련 질문이 오고간 기자회견에서는 나오지 않은 소소하지만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문 대통령에게 던졌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이니’나 ‘달님’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니 별명이 더 좋다며, 이니라고 하니까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김정숙 여사의 별명인 ‘쑤기’와 이낙연 총리의 애칭인 ‘여니’에 대해서는 “쑤기'는 저도 옛날에 그렇게 부르기도 했으니까 좋은데, 이낙연 총리님은 저보다 연세가 조금 더 많으신데 괜찮으신지 모르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취임 100일 중 좋았던 순간들을 묻는 질문에는 “좋은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행복하고 기쁘다”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 보훈의 달 행사, 미국과 독일 순방 때 교민들의 환영을 받았을 때 등을 좋았던 순간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참 좋았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아주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돌아가신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신 여성분이 어깨에 머리를 묻고 펑펑 우셨는데, 이분의 서러움이 다 녹아서 없어질 수 있다면, 또 내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국가 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한 보훈의 달 행사에 대해서는 “아흔이 넘은 노병과 그 가족들이 다 오셨는데 문밖에서 한 분 한 분 일일이 영접하면서 안부 묻고 사진도 찍으니까 정말로 좋아하시더라”고 전했다. 또 “그때 청계천 노동자, 파독 광부, 간호사도 처음 초청했는데, 이분들도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그분들이 좋아하시니까 저도 덩달아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잠을 충분히 자느냐는 질문에 “대통령 수면시간은 국가기밀 아니냐”며 농담했다. 그러면서 “충분히 잔다”면서도 “청와대 전체가 고생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퇴근 후에는 각종 보고서를 보느라 퇴근시간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퇴근 후에도 자유롭지는 못하다”며 “시간이 나면 관저 주변을 마루, 토리, 찡찡이와 함께 산책한다든지, 특히 찡찡이는 함께 TV 뉴스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가 좋다며 “청와대가 대통령이라고 좋은 음식을 주려고 하셔서 살이 찔까 걱정”이라고 했다.
‘머리 스타일이 달라진 것 같다’는 질문에는 “밖에 있을 때는 이발할 시간이 잘 없어서 한 달 반, 두 달 만에 이발하다 보니 한 번에 많이 깎아서 최대한 오래 버텼는데 대통령이 되니까 2주에 한 번씩 전속 이발사가 이발해준다”며 “그러다 보니 거의 일정하게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소소한 인터뷰’ 영상은 청와대 홈페이지(http://www.presiden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