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 단체 두둔에 우군 정·재계 인사도 등 돌려
[ 허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 옹호 발언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일부 극우세력의 지지는 이끌었지만 우군이던 정치경제계 인사마저 등을 돌리면서 고립무원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양대 경제자문단인 전략정책포럼(SPF)과 제조업자문위원단(AMC)이 자진 해산을 결정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단체의 폭력시위에 “두 편(대안우파와 대안좌파) 모두에 책임이 있다”며 사실상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두둔하자 항의의 의미로 해산을 선언한 것이다.
누구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 역할을 해 온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이 등을 돌렸다. 그는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리더의 역할은 사람들을 편 가르는 게 아니라 화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단체가 공식 해산 발표를 하기 전 트위터 계정에 “차라리 해체하겠다”고 적으며 선수를 쳤다.
같은 공화당 정치인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공화당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인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분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는 인종주의 반대 성명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일부 백악관 관리의 줄사퇴도 예상된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자신의명예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물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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