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개헌·적폐청산
국회 개헌특위서 실패 땐 정부가 개헌안 마련
적폐청산 목표는 특정세력 처벌 아니다
현정부 임기 내내 계속
[ 유승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을 하겠다는 그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개헌 추진은 두 가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첫 번째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개헌 방안을 마련하면 대통령이 받아들여서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헌특위가 개헌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가 논의를 이어받아 국회와 협의하면서 자체적으로 개헌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개헌특위를 통해서든 정부 산하 개헌특위를 통해서든 어쨌든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개헌하겠다는 건 틀림없다고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소한 지방분권을 위한 개헌과 국민 기본권 확대를 위한 개헌에는 합의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중앙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에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지방분권 개헌, 국민 기본권 강화를 위한 개헌은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마련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내년 지방선거 시기에 그때까지 합의되는 과제만큼은 반드시 개헌을 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개헌 발언은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지방분권 개헌만이라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가운데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정분권 강화도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방분권 개헌을 하기 전에도 현행법 체계 속에서 할 수 있는 지방분권 강화 조치들은 정부 스스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 청산’과 관련해 “우리 사회를 불공정하고 불평등하게 만들었던 반칙과 특권을 일소하고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것”이라며 “특정 사건이나 특정 세력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적폐 청산의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런 노력은 1~2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정부 임기 내내 계속돼야 한다”며 “앞으로 여러 정권을 통해 제도화되고 관행화되고 문화로까지 발전돼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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