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연구소에 새 디자인센터 가동
디자인 역량 강화해 미래차 경쟁력 키울 것
[ 강현우 기자 ]
현대자동차가 신차 디자인 개발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새 디자인센터를 구축했다. 한 번에 25종의 차량을 개발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이다. 현대차는 디자인 역량을 강화해 테슬라와 구글, 애플 등 미래차 영역의 도전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디자인 전 과정 디지털화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 있던 디자인센터를 기존의 두 배인 연면적 3만㎡(약 9000평) 규모로 신축하고 14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약 800억원을 투자해 지은 새 디자인센터는 차량 25대의 디자인 작업을 동시에 하면서도 각 차량 담당자들이 다른 차량의 개발 과정을 볼 수 없도록 독립된 구조로 설계했다. 이상엽 현대스타일링담당(상무)은 “독립적인 구조 덕분에 앞으로 제네시스와 현대차가 완전히 다른 디자인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디자인센터에는 실제 차량의 절반 크기의 모형을 하루 혹은 이틀 만에 제작할 수 있는 대형 3차원(3D) 프린터 3대를 설치했다. 대형 프레젠테이션룸에는 차량을 회전시키면서 살펴볼 수 있는 턴테이블 9대를 갖췄다. 5대의 턴테이블을 갖춘 야외 전시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임직원이 차량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다른 차량과의 비교도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 디자인센터는 차량 개발 시작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계획을 차량 설계 등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전체 개발 과정을 효율화했다.
현대차는 새 디자인센터 구축으로 지금까지 3년 정도 걸리던 신차 디자인 개발 기간을 절반인 1년6개월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부분 완성차업체들은 6~7년에 한 번 ‘완전 변경(풀체인지)’ 신차를 내놓으며, 그 사이 3~4년 주기로 디자인에 변화를 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는다.
스타 디자이너도 잇달아 영입
현대차그룹은 원재료(현대제철)부터 부품(현대모비스), 완성차 생산(현대·기아차), 물류(현대글로비스) 등으로 이어진 수직 계열화 체제를 구축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완성차업체로 발돋움했다. 현대차의 생산기술과 차량 설계 능력 발전을 두고 ‘현대 속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업계에선 새 디자인센터 구축을 통한 디자인 속도 향상이 현대차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미래차 부문에서 후발주자에게 거센 도전을 받고 있지만 다양한 차종을 빠르게 만들어 내는 디자인 영역에선 아직 앞서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 부문의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이나 전기차의 테슬라 등은 기술 측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 차량을 구현해 내는 역량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상무는 “디자인센터 신설은 현대차의 디자인부문 강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전체 차량 디자인 과정을 새로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2~3년간 해외 스타 디자이너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2015년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벤틀리 출신)에 이어 지난해 같은 벤틀리 출신의 이 상무를 영입했고, 지난 6월에는 폭스바겐에서 사이먼 로스비 중국디자인담당(상무)을 스카우트해 디자인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채프먼 미국디자인센터장, 토마스 뷔르클레 유럽디자인센터장(이상 BMW 출신) 등 주요 거점에도 유명 디자이너들이 포진해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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