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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계 농가 17일까지 전수조사…살충제 미검출 계란만 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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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쇼크


[ 오형주/김일규 기자 ]
국내산 계란에서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이 처음 검출되면서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 풀린 계란 중에도 살충제 계란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국 모든 농가의 계란 출하를 15일 0시부터 전면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나섰다. 살충제 계란을 둘러싼 궁금증을 짚어봤다.

얼마 풀렸나 - 10만개 이상…'08마리' '08LSH' 주의

이번에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두 곳이다.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에서 피프로닐, 경기 광주 ‘우리농장’에서 비펜트린이 검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들 농가와 관련된 정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넘겼고 식약처는 이를 바탕으로 이들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이 대형마트와 소매점 등에 얼마나 유통됐는지 파악하고 있다.

마리농장에서 생산된 계란만 최소 10만 개 이상이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가 마리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한 것은 지난 9일이며, 14일 오후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 농가의 하루 계란 생산량(2만5000개)을 감안하면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엿새간 약 15만 개의 계란이 생산된 셈이다. 하지만 농식품부가 검사 결과를 받은 뒤 현장조사를 나갔을 때 창고에 남아 있던 계란은 5만여 개였다.

우리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시중에 얼마나 풀려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농장은 하루 1만7000개 계란을 생산하고 있다.

식약처는 마리농장에서 나온 계란껍데기에는 ‘08마리’, 우리농장 계란에는 ‘08LSH’라는 생산자명이 찍혀있다고 밝혔다.

출하 중단 언제까지 - 오늘부터 평상시 25% 유통

농식품부는 마리농장, 우리농장을 포함해 15일 0시부터 산란계(産卵鷄, 계란 생산 목적으로 사육되는 닭)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지했다. 또 전국 1456개 산란계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에 대해 살충제 성분 검출 여부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당초 사육 마릿수가 3000마리 이상인 산란계 농가 1300여 곳만 검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300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 150여 곳까지 검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3일 이내에 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우선 50만 마리 이상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16일까지 빠르게 검사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검사 결과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농가에 대해선 검사 증명서를 발급한 뒤 계란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15일 중 20만 마리 이상 대규모 산란계 사육농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며 “이를 통해 16일부터 평상시 계란 물량의 25% 정도가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닭고기 먹어도 되나 - 유통업계 "닭고기는 괜찮아"

피프로닐은 다량 섭취하면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독성 물질이다. 비펜트린은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을 섭취해도 인체에 해가 될 정도의 함유량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잔류 기준 이하일 경우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뜻인데, 잔류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인체에 곧바로 유해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준치 자체가 ‘상당히 안전한 수준’을 기준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당장은 국내산 계란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닭고기는 어떨까.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의 닭은 알을 낳는 산란계로, 식용으로 키우는 육계와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란계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으며 육계는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육계에도 살충제가 사용됐을지 모른다며 일반 닭고기에 대해서도 살충제 성분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선 ‘오리알이나 메추리알도 위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 농가서 살충제 - 우리에 뿌리면서 스며들었나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가 계란 유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친환경 인증 농가(무항생제 축산물 인증 농가)’라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산란계 농가는 1300여 곳으로 이 가운데 780여 곳이 친환경 인증 농가다. 이번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마리농장, 우리농장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 농가에서 생산하는 계란은 전체의 80∼90%를 차지하는 것으로 농식품부는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재로선 산란계 농가가 닭을 키우는 철제 우리에 살충제를 뿌리는 과정에서 닭의 몸속에 살충제가 스며들었고, 이런 닭이 낳은 계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닭에게 직접 살충제를 뿌려선 안되지만 일부 농가에서 그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살충제 계란 더 나올까 - 12곳 중 2곳 발견…확률 높아

‘살충제 계란’이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1456개 산란계 농장 중 친환경 인증 농가가 780곳이다. 농식품부는 친환경 인증 농가 중 42곳에 대해 시범적으로 시료를 채취했고 그 가운데 12개 농가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결과 2개 농장에서 살충제 계란을 발견했다. 결과적으로 12개 농장 중 2개 농장이 생산한 계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살충제가 검출된 것이다. 확률상 상당히 높은 수치다.

게다가 이번에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곳은 친환경 인증 농가다. 친환경 농장이 아닌 일반 농장의 경우 이 비율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 농식품부가 전국 산란계 농장을 전수조사하기로 한 만큼 살충제 계란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정부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오늘 (15일) 20만 마리 이상, 전체의 50% 넘는 물량에 대한 시료채취가 끝났다”며 “그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형주/김일규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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