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와 환경부가 그제 경북 성주 사드 부지에서 한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에서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 허용 기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파는 순간 최대 전력을 방출했을 때도 기준치의 약 216분의 1에 불과했다. 레이더로부터 100m 떨어진 지점에서는 603분의 1, 700m 거리에선 1만1287분의 1로 거리가 멀수록 측정치가 낮았다. 소음도 인근 주거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소규모 환경평가는 이미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4기를 임시배치하기 위한 절차다. 평가의 핵심인 전자파와 소음에서 문제없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사드 배치의 정당성이 확보됐다고 볼 수 있다. 사드 반대파들이 문제 삼아온 것도 전자파와 소음이다.
그럼에도 사드 4기의 임시배치는 여전히 기약할 수 없다. 환경부는 이번 측정을 바탕으로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환경영향 적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측정 결과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구체적인 측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사드 전자파의 위험성을 배치 반대 근거로 내세운 이들이 측정 참관을 일절 거부해 놓고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는 사드 배치를 주민들의 공감대 속에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주민을 끝내 설득하지 못한다면 사드 배치는 마냥 늦어질 수밖에 없다. 사드 반대 세력들은 15일 주한미국대사관을 에워싸는 ‘사드 철회 인간 띠잇기’를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1년여간 우리 사회는 사드 배치를 두고 첨예한 찬반 갈등으로 국가 에너지를 소모했다. 더는 사드를 갖고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완성단계다. 한국을 향해 고각(高角)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땐 현재로선 사드 이외에 뚜렷하게 막을 방법이 없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평가 결과에 귀를 막고 무조건 사드를 반대한다면 국가 안보는 어떻게 지킬 수 있나. 정부도 공권력을 우롱하는 시위대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사드 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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